[책&생각] 호모사피엔스는 어쩌다 외둥이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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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는 늘 흥미로운 수수께끼다.
지구상 모든 현생 인류는 하나의 종 '호모 사피엔스'에 속한다.
고인류학에서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관계와 진화론적 의미는 여전히 최대 쟁점이다.
화석인류의 흔적을 역추적하는 데 주력했던 기존 연구는 20세기 중반까지도 '아프리카→유럽·중동→아시아→아메리카'(공간)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 하빌리스→호모 에렉투스→네안데르탈인→호모 사피엔스'(진화사)라는 단선 진화론을 정설로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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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
아프리카에서 한반도까지, 우리가 우리가 되어온 여정
이상희 지음 l 동아시아 l 1만6000원
인류의 진화는 늘 흥미로운 수수께끼다. 지구상 모든 현생 인류는 하나의 종 ‘호모 사피엔스’에 속한다. 인류 진화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원숭이가 시간만 지나면 인간이 될 거라는 착각이다. 틀렸다. 유전적 변이와 다양성의 축적이 진화의 비결이자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겨나 지금에 이른 걸까. 인간과 유전자의 98.5%를 공유하는 침팬지도 2종(침팬지, 보노보)은 남았는데, 호모 사피엔스는 어쩌다 외둥이가 됐을까.
고인류학자 이상희 교수의 <인류의 진화>는 이런 물음을 최신 과학적 발견과 연구 성과를 토대로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8개 국어로 번역된 전작 <인류의 기원>(2015)이 “인류학을 가르치며 떠오른 단상들, 직간접으로 경험한 상황을 인류 진화와 연결지어 풀어쓴” 이야기라면, 이번 저작은 아프리카의 호미닌(사람아족)부터 한반도에 닿은 고인류까지 장구한 진화의 여정을 따라간다. 새로운 발견과 가설이 정설로 세워지는 과정뿐 아니라, 새롭고 도전적인 가설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진화의 역동적 파노라마를 입체경으로 보여준다.
고인류학에서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관계와 진화론적 의미는 여전히 최대 쟁점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대표격인 크로마뇽인, 그리고 동시대를 살다가 절멸한 네안데르탈인이 모두 유럽에서 발견된 화석종이라는 사실은 고인류학 연구가 유럽 백인 중심으로 전개돼 온 배경이다. 화석인류의 흔적을 역추적하는 데 주력했던 기존 연구는 20세기 중반까지도 ‘아프리카→유럽·중동→아시아→아메리카’(공간)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 하빌리스→호모 에렉투스→네안데르탈인→호모 사피엔스’(진화사)라는 단선 진화론을 정설로 굳혔다. 여기에는 ‘현생인류가 가장 뛰어나다’는 묵인이 깔렸다. 그러다 보니 진화의 연쇄 사슬에서 중간이 끊어진(발견되지 않은) 고리는 늘 난제였다.
20세기 후반 들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분석, 기후학과 지질학 등 최신 연구에 힘입어 인류 진화는 훨씬 더 다양하고 풍부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은이는 진화의 역사를 일렬행진이나 나뭇가지처럼 갈라져 뻗어가는 계통수가 아니라 서로 얽혀가며 흘러가는 강물에 비유한다.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에 앞선 아시아 기원설, 불맛을 본 네안데르탈인, 머리가 작아도 똑똑했던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한반도의 고인류 화석과 단일민족 신화의 허구성까지, 고정관념을 허물고 지적 쾌감을 주는 이야기들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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