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권' 발매 박차...침체된 말산업, 다시 '렛츠런'

세종=정혁수 기자 2023. 6.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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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온라인발매)

"온라인 마권발매는 이용자 보호와 불법경마 근절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도박 과몰입의 주요 원인인 과도한 배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불법도박 대비 열위에 있는 합법 사행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법적으로 인정한 이번 개정안이 그동안 어려움을 겪고있는 축산 농가와 국내 말 산업 경쟁력 제고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

'온라인 마권 발매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건전한 경마문화 정착과 말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사회는 정식 도입까지 아직 1년이 남아 있지만 연내 시범사업 개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제도 시행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고객서비스 본부장을 필두로 온라인발매 준비 전담조직(발매사업 혁신추진단)을 발족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개정안 통과로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능해 졌지만, 사실 이 제도는 1996년 이미 시행된 바 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법 제6조는 현장에 직접 가서 마권을 구매하는 것만을 규정한다'는 법제처의 법령해석에 에 따라 2009년 발매를 중단해야 했다. 온라인 발매 중단 직전 년도인 2008년 매출액은 2599억원으로 전체매출의 3.5%를 차지했다.

머투초대석 정기환 한국마사회장 인터뷰 /사진=과천(경기)=이기범 기자 leekb@

그동안 온라인 발매 도입에 따른 사행성 확산 우려가 컸던 만큼 이번 법안에는 건전한 온라인 발매 운영을 위한 각종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마사회는 온라인 발매를 시행하기 위해 운영계획 및 건전화 방안을 수립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운영실적에 대해서도 점검 받는다.

마사회의 건전화 방안에는 강력한 본인확인 시스템 구축, 온라인 구매한도 축소, 과몰입 예방 등 과도한 배팅과 청소년 접근을 막기위한 제반 규제들이 담겼다. 특히 만 21세 미만 가입불가, 대면가입과 같은 조건은 2021년부터 온라인발매를 시행중인 경륜·경정법안에는 없는 것으로 진통끝에 최종 법안에 포함됐다. 현재 경마를 비롯한 모든 사행산업은 법적 성인연령인 만 19세 이상이 되면 참여가 가능하다.

'온라인 발매가 청소년 접근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마사회 한 관계자는 "최초 회원가입시 대면방문을 통해 본인확인을 거쳐야 한다"며 "구매연령도 만 21세 이상으로 상향시켜 오히려 청소년 접근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 했다. 또 "전자마권 특성상 초과배팅이 원천 차단될 뿐만 아니라 구매한도가 5만원으로 축소돼 소액구매가 활성화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사회 정승아 과장은 "몰입 방지를 위해 전자마권 앱에 자가진단, 셀프 구매한도 설정 기능 등이 추가될 예정으로 건전한 경마 이용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마사회는 사감위 매출총량 범위 내에서 온라인 매출총량을 별도로 설정해 온라인으로 과도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최근 2~3년새 합법경마 채널이 막히면서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상에서의 불법 수요는 급증했다. 2022년 국내 불법사이트 폐쇄건수는 1만2177건으로, 2019년 5407건 대비 2배이상 증가했다. 마사회는 이를 위해 온라인 정보를 활용한 불법시장의 확산 방지를 위해 불법경마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의무를 법으로 추가했다. 온라인 창구 신설로 합법경마의 경쟁력을 높여 불법도박의 폐해와 세금탈루를 방지하겠다는 각오다.

마사회(온라인발매)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홍콩 등 국제경마연맹 회원국(60개) 대부분은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고 있다. 독일·프랑스는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불법 도박시장이 급감했고, 홍콩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 발매와 연계한 무관중 경마를 시행하면서 총 매출 역대 3위를 기록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가져왔다.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이 확정되면서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말산업 활성화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마사회는 코로나19 이후 경마중단으로 12조6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떠 안았다. 경마에 의존하고 있는 말산업 생산농가, 관련 종사자 등 연관산업도 피해가 막심했다. 매년 납부하던 1조5000억원의 제세금은 3000억원 수준으로 내려 앉았고, 이익금의 70%인 약 1000억원의 축산발전기금은 2년 연속 출연이 중단됐다.

정기환 마사회장은 "2020년 우리나라의 불법 경마시장 규모는 약 6조9000억원으로 이번 마사회법 개정으로 상당 부분이 온라인 마권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닥치더라도 온라인 마권발매를 통해 안정적 경마시행이 가능해진 만큼 말산업의 지속성 확보, 안정적인 제세금 및 축발기금 납부로 국가경제발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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