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총 쏜 프랑스 경찰 살인 혐의로 구속…사흘 연속 시위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도망치려던 10대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가운데, 총을 쏜 경찰관이 살인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현지시간 29일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해당 경찰관은 지난 27일 오전 8시 반쯤 낭테르의 한 도로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17세 소년 나엘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2명을 조사하고 현장 상황이 담긴 영상을 분석한 결과 구속된 경찰관이 총기 사용을 위한 법적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경찰관 2명은 나엘이 위험하게 운전을 해 도로에 멈춰세웠으며, 차를 몰고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하는 바람에 위협을 느껴 총을 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나엘은 경찰관을 향해 돌진하지 않았고, 경찰관 1명이 운전석을 향해 총구를 겨눈 채 대화하던 중 차가 진행 방향으로 급발진하자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만 담겼습니다.

숨진 나엘은 알제리계 가정 출신으로, 사건 발생 직후 프랑스의 고질적인 인종차별을 보여준다는 강한 비판과 함께 낭테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사흘 연속 이어졌습니다.

정의 구현을 외치며 검은색 옷을 입고 길거리로 나온 시위대는 경찰서와 시청 등 공공기관에 돌을 던지고, 거리에 주차된 자동차와 쓰레기통, 트램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29일 오후에도 낭테르에서 나엘 군을 추모하는 행진이 열렸습니다.

행진에는 경찰 추산 6천200명이 참여했으며, 처음에는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시위대 일부가 경찰을 향해 발사체를 던지고, 경찰은 최루가스를 분사하면서 대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장관은 28∼29일 사이 툴루즈, 디종, 리옹 등 프랑스 전역에서 180여명을 체포했고 경찰 170명이 다쳤다며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국가 기관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나엘 군을 추모하는 행사가 "배려와 존중" 속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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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