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법원 '소수인종 우대정책 위헌' 결정에 반발…"정상 아냐"(종합)

김현 특파원 김예슬 기자 2023. 6. 30. 03: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종적으로 다양할 때 대학과 미국 더 강해져…새로운 길 필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학 입시에서 흑인 및 라틴계 등 소수 인종에 대한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 위헌 판결을 비판하고 있다. 23.06.2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시에서 흑인 및 라틴계 등 소수 인종에 대한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정상적인 법원이 아니다"라며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의 판결 이후 백악관에서 연설을 갖고 "45년 동안 미 대법원은 다양한 학생들을 형성하는 방법을 결정하고, 모든 미국인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책임을 충족시키기 위한 대학의 자유를 인정해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대법원은 다시 한 번 수십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전에 역행했다"면서 "법원은 사실상 소수인종 우대정책과 대학 입학을 종료시켰다. 저는 법원의 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우리의 다양성에 있다"고 전제한 뒤 "저는 우리 대학이 인종적으로 다양할 때 더 강해지고, 우리나라가 더 강해진다고 믿는다. 이 나라 안에 있는 모든 재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저는 재능과 창의성, 노력은 이 나라 어디에나 있지만, 기회는 평등하지 않다고 믿는다. 그것(기회)은 이 나라 모든 곳에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이번 결정이 최종적인 결정이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불량한(rogue) 법원'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것은 정상적인 법원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은 희망과 기회, 가능성,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아이디어이자 이상"이라면서 "우리는 그것에 완전히 부응하지 못했지만, 그것으로부터 벗어난 적도 없다. 우리는 지금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는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다양성을 보호하고 기회를 확대하는 법에 부합하는 새로운 길, 앞으로 나아갈 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학이 지원자를 선발할 때 학생들이 극복한 역경(adversities)을 진지하게 고려하도록 하고, 해당 대학들에 대해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대학 교육 기회와 다양성 증진을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학생들이 극복한 역경에는 △학생 또는 그 가족의 재정적 수단 △학생이 성장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곳 △한 학생이 직면했을 수 있는 인종 차별을 포함한 고난이나 차별에 대한 개인적 경험 등이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학생들은 학교에 기준에 맞추기 위해 GPA(평균평점)와 시험점수가 필요하다. 그들이 그 시험이 충족하면 재정적 수단이 부족한 학생 등 역경을 포함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별은 여전히 미국에 존재한다. 오늘의 결정이 그것을 바꾸지 않는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대법원의 이번 결정을 회사들이 채용 과정에서 악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는 "회사는 다양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원 결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거꾸로 갈 순 없다. 오늘 대법원의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번 결정이 미국에 영구적인 후퇴가 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 우리는 기회의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날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하 SFA)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에서 각각 6대 3, 6대 2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하버드 출신인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이 이해충돌 문제로 하버드대 관련 판결에서 빠진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6대 3의 동일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소수인종 우대 정책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이 낮은 점수를 받고 흑인 및 히스패닉 학생들이 유리해져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입학에 차별을 받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SAF는 지난 2014년 "공립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이 인종 중립적이지 않은 입학 정책을 채택한 것이 미국 수정 헌법 제14조에 따른 법의 평등한 보호 보장을 위반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gayunlo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