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년 만에 복원된 한·일 통화스와프, 미국과도 체결 서둘러야
한일 양국이 급할 때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방의 달러를 빌려오는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했다. 한일 관계 악화로 중단된 지 8년 만이다. 한일 관계가 좋았던 2011년 700억달러보다 적지만, 일단 위기 때 사용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다시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외환 위기 직전 일본에 막판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고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다. 물론 지금 우리 외환보유액은 4210억달러로 외환 위기 당시 88억달러와 비교되지 않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쇼크가 발생하면 외환보유액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경험했다. 당시 외국 은행들의 국내 지점이 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자금을 빼내가자 2400억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었고, 원화가치는 폭락했다. 이때 위기를 진정시킨 것이 미국과 체결한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였다. 언제든 미국 중앙은행의 달러를 빌려올 수 있게 되자 원화가치가 안정됐다. 이어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도 두 배가량 확대되면서 금융 위기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 세계 금융시장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하는 바람에 미국 은행이 파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우리 기준금리는 3.5%로 미국보다 1.75%p 낮다. 미국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금리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수 있다. 우리 무역수지는 15개월째 적자고, 경상수지도 올 1~4월 중 3개월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한미 통화스와프는 2년 전 종료된 상태다. 상황이 나빠지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요동칠 조건들이 갖춰져가고 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통화스와프 협정은 단순한 외환 정책이 아닌 국가 간 동맹 수준의 문제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이 체결한 통화스와프엔 우리 이외에 유럽을 중심으로 13국이 포함됐다. 지금 미국은 안보경제동맹을 유지해 중국에 맞서 달러 패권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한미 안보동맹이 반도체 동맹으로, 다시 통화스와프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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