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北인권 따져라” 했던 김영호, 통일부 바꾼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차관 12명을 새로 임명한 것은 국정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도모한 인사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장관 교체를 최소화하면서 대통령 비서관 5명(김오진·박성훈·백원국·임상준·조성경)을 차관으로 발탁해 취임 2년 차 국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통일부 장차관을 모두 외부 인사로 인선하고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장관급)에는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을 임명했다.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이 중심이었던 통일부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기관으로 변화시키고 전현희 전임 위원장 논란으로 편향성 시비가 있었던 권익위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뜻이 담겼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6·25전쟁의 기원과 전개 과정 등을 연구한 국제정치학자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외교부 인권 대사를 지낸 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통일을 추구하고 대북 정책을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문재인 정권 때 “김정은 면전에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하는 등 인권 문제로 북한을 압박해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원칙을 갖고 북핵 문제를 이행하고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안보 소식통은 “윤 대통령은 통일부가 북한 인권 보고서 영문 초판에 ‘정확성은 보증 못 한다’는 문구를 삽입한 사실을 알고 통일부 개혁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외교부 북미 국장 출신 문승현 태국 대사를 통일부 차관에 발탁한 것도 이런 차원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권익위원장에 김홍일 전 고검장을 임명한 것도 권익위 개혁에 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신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을 했을 때 직속 상관인 대검 중수부장으로 재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전임 위원장 전현희씨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었다. 김 위원장은 임명 직후 “부패 방지와 국민 권익 구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김영호 장관 후보자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차관급)에 임명된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왔다. 대통령 통일비서관에 내정된 김수경 한신대 교수는 유튜브 채널 ‘어벤저스전략회의’에 몇 차례 출연했다.
이성희 신임 고용노동부 차관은 고(故) 노회찬 의원이 출범을 주도한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에서 활동했던 노동 운동계 출신이다. 오영주 베트남 대사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외교부 차관을 맡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구제 불능의 인사”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극단적 남북 대결 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을 통일부 장관으로 세우고,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을 덮어준 정치검사를 권익위원장에 앉힌다니, 가당키나 한가”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장관급) 후보자는 발표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염두에 둔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방통위가 처리 중인 여러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후보자 지명 시기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방통위원장에는 이동관 현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현재 방통위는 김효재 방통위원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신임 방통위원장을 지명하면 야당에서 이를 빌미로 ‘김효재 직무대행은 현상 유지 행정 업무만 하라’며 주요 사안 의결을 저지할 공산이 크다”며 “이런 점도 방통위원장 지명 발표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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