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발길 끊긴 대전 보문산, 이번엔 ‘보물산’ 될까

김석모 기자 2023. 6. 3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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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체류형 관광단지 ‘보물산 프로젝트’ 추진

대전시가 도심 속 대표 녹지 공간이자 대전 팔경(八景) 중 하나인 중구 보문산을 체류형 관광단지로 개발하는 ‘보물(寶物)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사람들 발길이 끊긴 보문산에 케이블카와 워터파크 등을 만들어 대전의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보문산 주변 상인과 주민들은 “지역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는 모습이다.

대전 중구 대사동 보문산에 자리한 보문산성(해발 406m)과 대전 시가지 풍경. 대전시는 민간 사업자를 유치해 오는 2027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보문산 일대를 새로운 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보물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

대전시의 ‘보물산 프로젝트’는 오는 2027년까지 대전 중구 대사·사정동의 보문산 일대에 케이블카와 전망 타워, 워터파크 및 숙박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비는 케이블카와 전망대 건설에 1500억원, 워터파크와 숙박 시설 건설에 1500억원 등 총 3000억원 규모다. 케이블카는 길이 3.5㎞로 설치해 정상에는 인공위성 모양 전망 타워를 만들어 과학 도시 대전을 알릴 예정이다. 동시에 보문산 일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대전시는 보문산 자락에 자리 잡은 테마파크 오월드 부근에 사계절 이용이 가능한 체류형 워터파크와 숙박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민간 제안 방식으로 공모를 통해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고, 해당 사업자가 토지 보상 및 조성, 운영 등을 모두 맡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보문산 관광단지 개발 계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선 4기 박성효 시장 시절인 2009년 ‘보문산 뉴그린 파크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역대 시장마다 보문산 관광 개발을 구상했다. 하지만 예산 확보 문제와 환경 단체 반발 등에 부딪혀 실패를 거듭했다. 시장들로선 과거 중부권 인기 관광지였던 보문산의 위상을 되찾는 것이 큰 성과이기 때문이다.

'보물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워터파크 구상도. /대전시

1968년 대전에서 처음 운행한 보문산 케이블카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물이었다. 놀이공원인 그린랜드와 야외 수영장인 푸푸랜드는 충남과 전북 등지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곳이었다. 하지만 2005년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고, 그린랜드와 푸푸랜드도 문을 닫으면서 지역 상권도 함께 침체에 빠졌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민선 4~7기를 거치면서 보문산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했지만 14년째 답보 상태”라며 “보문산을 대전의 보물로 만드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대전 시민과 대전을 찾는 관광객들이 모두 좋아하는 보물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문산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들뜬 분위기다. 보문산 상인번영회와 중구 주민들로 구성된 보문산 개발 추진위원회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보문산을 체류형 관광지로 만드는 것에 적극 찬성한다”고 했다. 오정균 추진위원장은 “예전에 주말이나 어린이날이면 ‘사람에 치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보문산은 명소였는데, 지금은 몇몇 등산객만 찾는 썰렁한 산이 되지 않았느냐”며 “방치하지만 말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지역 주민들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개발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환경 훼손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문산 도시 여행 인프라 조성 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7일 논평을 통해 “이장우 시장은 고층 타워, 케이블카, 워터파크와 숙박 시설을 언급하며 보문산 개발을 마구잡이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보문산 난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임도훈 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보문산은 천연기념물 328호인 하늘다람쥐와 멸종 위기 야생생물인 삵이 서식하는 도심 속 자연 공원”이라며 “무조건 관광 인프라를 개발할 게 아니라 생태 공원으로 잘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는 7월 중 민간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내고 관련 행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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