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가담 의혹 러 사령관 체포...“푸틴, 냉혹한 숙청 시작”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3. 6. 3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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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수로비킨(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남부군관구 사령부를 찾아 당시 우크라이나 주둔 러시아군 총사령관이던 수로비킨 장군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과 가까운 사이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반란 사태와 관련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러시아 현지 매체들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권력 기반을 재정비하려고 냉혹한 ‘숙청’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영문 매체 모스크바타임스는 이날 복수의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체포된 이유는 프리고진의 반란에 연루됐기 때문”이라며 “당국은 그가 (반란 사건에서) 프리고진의 편에 섰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수로비킨은 바그너그룹의 반란 직후 동영상 공개 메시지를 통해 “당장 중단하라”고 했지만,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동영상 속 수로비킨이 마치 인질로 잡힌 듯 불편한 몸짓을 보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미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 “수로비킨이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을 미리 알았다”고 했다. 러시아 소셜미디어에는 “수로비킨이 바그너그룹의 반란 다음 날(25일) 바로 체포됐고, 현재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 레포르토보 구치소는 스탈린 시절부터 간첩과 정치범, 숙청 대상자들이 주로 수감되던 곳이다.

수로비킨은 체첸과 시리아에서 무자비한 포위 섬멸전을 벌여 민간인 수만명을 희생시킨 인물이다. 그는 프리고진과 시리아에서 함께 일하면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전 총사령관을 맡아 당시 수세에 몰린 러시아군의 재정비에 공을 세웠다. 하지만 3개월 만인 올해 1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게 지휘권을 넘겨주면서 밀려났다.

한편 수로비킨의 딸은 수로비킨의 체포 소식을 부인했다. 그의 딸 베로니카는 이날 러시아 온라인 언론사 ‘바자’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도 그를 체포하지 않았고, 멀쩡히 직장에 다니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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