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AI 재판관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6. 30. 03:06
24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김정현 八단 / 黑 리웨이칭 九단 흑>
白 김정현 八단 / 黑 리웨이칭 九단 흑>
<제8보>(91~102)=10년 전까지만 해도 아마추어 입장에서 프로 고단자들의 해설은 ‘법’이자 ‘진리’였다. 그토록 절대적이던 신뢰가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깨졌다. 프로 고수가 착점할 때마다 AI 평가 점수가 오히려 하락하는 민망한 경우가 빈발한다. 현대 과학은 AI에 새로운 ‘신’의 지위를 부여했고, 프로들은 과거 아마추어의 모습으로 한 계단 내려왔다.
91은 정수. 참고 1도 1로 봉쇄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8까지 역습이 강력하다(7…△). 95가 과수로 지적되면서 AI 평점이 뚝 떨어졌다. 101로 가볍게 뛰라는 것. 백 98이 놓이자 흑의 승률이 4%포인트가량 올라갔다. 참고 2도의 기회를 놓친 완착이라고 했다.
AI는 99에 대해서도 ‘가’부터 부호순으로 ‘마’까지의 수순을 추천했다. 이것이면 백의 좌우 연결이 여의치 않다. 백의 착점에 흑의 AI 승률 기대치가 올라간 것은 100 때도 마찬가지. 좌변 백 안정을 겸한 큰 곳이지만 작전의 일관성에선 ‘나’가 옳았다는 것. ‘AI재판관’의 준엄한 선고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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