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은 모든 장벽 허무는 소통… 경쟁하기보다 함께 즐기는 무대”
“음악만큼 강한 치유의 힘을 지닌 예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29일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가 2022년부터 이번 강릉세계합창대회 조직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로 들려준 답변은 다소 뜻밖이었다. 통상 국제음악대회를 개최하는 기업인들은 이 대회를 통해 거둘 수 있는 성과에 먼저 집중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그는 이 대회의 가장 큰 묘미로 “승패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다 보니 합창단들이 크게 긴장하지 않고 함께 즐기면서 경연을 하고, 다른 합창단들의 노래에도 크게 박수 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허 조직위원장은 그동안 문화·예술 분야에서 여러 경력을 쌓았다. 국립발레단 이사장, 시립교향악단, 국립현대무용단 이사를 거쳤다. 허 조직위원장은 “처음 강원특별자치도와 강릉시에서 중책을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고 사실 힘들고 어려운 자리란 생각에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평소 합창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흔쾌히 수락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은 특히 예년과 달리 ‘팬데믹’이라는 큰 난제를 풀어야 하는 자리였다. 본래 2022년이었던 개최 예정일이 1년이나 미뤄진 상황에서 설상가상 항공료 인상 여파까지 겹쳤다. 이 대회 첫 개최 때부터 많게는 60~80국을 오가던 참가국 숫자가 올해 34국까지 뚝 떨어진 이유였다.
돌파구는 허 조직위원장이 생각해 낸 발상의 전환에 있었다. “손님을 맞이하는 국내 합창단이라도 최대한 늘려 풍성한 대회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강릉,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등 5개 도시를 돌며 60일간 참여팀을 발굴하는 ‘싱 투게더 K-보이스’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그 결과 직전 대회 때 38팀이던 국내 참여 팀이 올해는 229팀까지 늘었다.
허 조직위원장은 “합창은 특히 세대, 성별, 문화, 국경 등 모든 경계를 뛰어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잇는 소통의 울림”이라며 “이번 대회로 문화 강국 대한민국의 위력과 열정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동시에 세계가 교류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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