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불분명… 재발 확률은 높지 않아요

김혜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023. 6. 3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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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 우리 아이 건강 상담 주치의] 소아암의 종류와 치료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생 후부터 대개 만 18세까지 발생하는 모든 암을 소아암이라고 한다. 전국에서 연간 약 1200~1300명의 소아암 환자가 발생한다. 2020년 기준으로 소아암이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7% 정도다.

소아암은 원인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소아암 자체는 자녀에게 유전되지 않는다. 가정의 식습관이나 생활환경과도 관련이 없다. 그래서 소아암은 예방이 어렵다. 특히 소아암은 성인암과 달리 심부 조직(피부 안쪽 깊은 조직)에서부터 발생돼 퍼지는 종양이 많아 조기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전이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게다가 소아암은 다양하고 발생 빈도가 낮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기도 어렵다.

그래픽=김현국

소아암 생존율 95%까지 올라가

소아암은 크게 혈액암과 고형암으로 나눌 수 있다. 혈액암은 혈액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고형암은 간·신장이나 뼈처럼 고형 장기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소아암 중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이 백혈병이다. 그다음이 뇌종양, 비호지킨 림프종이다. 백혈병은 크게 급성백혈병과 만성백혈병으로 나뉘는데, 성인과 달리 대부분 급성백혈병으로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이 70~75%, 급성골수성백혈병이 20% 정도를 차지한다.

소아암의 증상은 질병마다 다르지만 발열이나 식욕부진, 두통, 구토 및 다리 통증 등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감염이나 성장통으로 오인해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3~4개월 이상 지체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아이에게 나타난 이런 증상들이 호전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할 경우엔 소아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대부분의 소아암은 항암 치료에 잘 반응한다. 또 소아암 환자의 조직 복구 능력은 성인보다 높고, 기저 질환도 없는 경우가 많아 성인암보다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소아암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1960년대엔 5년 생존율이 20%였지만 지금은 5년 생존율이 95%에 이른다. 소아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치료 후 5년 내 이상 없으면 재발 확률 낮아

소아암 치료법은 질병마다, 종양의 전이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혈액암은 발병했을 때부터 암세포가 혈액이나 임파선을 통해 온몸에 순환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전신 요법인 항암치료가 기본이 된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약 2년 반에서 3년 정도 항암 치료를 지속하는데 진단 후 9개월~1년 정도는 외래와 입원을 반복하면서 집중적인 항암 요법을 시행한다. 이후에는 주로 먹는 항암제를 복용하면서 학교 생활도 가능한 완전 유지 요법을 진행한다.

혈액암 환자 중에 재발 위험이 높은 예후 인자를 가진 경우나 재발 환자에겐 일정 기간 항암 치료 후 조혈모세포(혈액 세포를 생성하는 세포) 이식을 시행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7~10일 정도의 고용량 항암 치료와 방사선으로 구성된 전(前) 처치 요법으로 환자의 면역세포와 암세포를 무력화한 뒤, 정상인의 조혈모세포를 혈관으로 주사하는 방법이다.

고형암 치료는 전신 요법인 항암 치료와 국소 요법인 수술 및 방사선 치료를 병합하는 다학제적(총체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고형암은 일차적으로 수술이 가장 중요한 경우가 많다. 수술을 통해 조직학적 진단도 시행된다. 종양의 위치 등의 이유로 초기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항암 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고형암 중에서 병기(病期)가 높거나 재발한 경우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하기도 한다.

항암 치료 종료 후 3~6개월, 조혈모세포 이식 후 1년이 지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소아암은 치료 종료 후 대개 5년 내에 재발하지 않으면 이후 재발할 확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나 소아암의 치료 목적은 완치뿐 아니라 평생 치료로 인한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치료 종료 10년 후에도 정기검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김혜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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