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문자, 인천에 모였네

허윤희 기자 2023. 6. 3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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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
기원전·현대 유물 등 543점 확보
인천 송도에서 개관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한 참석자가 쿠란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류 공통의 유산인 전 세계 문자를 보여주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2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문을 열었다.

총 면적 1만5650㎡ 규모로,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구성됐다. 2013년 훈민정음학회가 건립을 건의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2014년 기본구상 연구를 완료한 뒤 10년 만의 결실이다. 소장품 확보 100억원을 포함해 건립과 전시 공사 등에 국비 720억원이 투입됐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대표 유물인 '구텐베르크 42행 성서'.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대표 유물인 '원형 배 점토판'. 구약성서 '노아의 방주'와 관련된 초기 기록물로, 홍수 신화의 내용이 쐐기문자로 기록됐다. /문화체육관광부

박물관은 “기원전 2100년 무렵부터 현대까지 전 세계 문자 자료 244건 543점을 모았다”고 밝혔다. 인류 최초의 문자인 쐐기문자로 고대 서아시아의 홍수 신화를 기록한 ‘원형 배 점토판’, 유럽에서 처음으로 금속활자로 인쇄한 ‘구텐베르크 42행 성서’,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가 새겨진 ‘카노푸스 단지’ 등이 주요 유물이다.

상설 전시 ‘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에서 이 유물들을 볼 수 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개관식에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문자를 통해 역사가 발전하고 인류가 소통해왔다”며 “창제 원리가 분명하고 고유의 체계를 갖춘 유일한 문자인 한글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 세계문자박물관이 건립된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인천 송도에서 개관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외관 전경. /문화체육관광부

하지만 “세계 문자 연구와 전시의 중심을 지향한다”는 취지에 비해 소장품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고 상당수는 복제품으로 채웠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전시 중인 180점 중 복제품이 44점이다. 박준호 전시운영부장은 “유럽 등에 있는 기원전 유물은 국외 반출 허가가 쉽게 나지 않아 중요한 유물은 3D 스캔 등을 활용해 소개하고자 했다”며 “대신 관람객이 복제품을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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