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유임한 尹 “안보에 헌신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주요 간부들에게 국정원 조직 정비에 대해 보고를 받고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라”고 말했다고 국가안보실이 밝혔다. 이날 보고에는 김 원장을 비롯해 1·2·3차장, 기획조정실장, 국장 6명 등 국정원 주요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최근 불거진 국정원 내부 인사 파동을 수습하면서 김 원장을 중심으로 조직 안정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보실이 김 원장 보고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지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윤 대통령은 김 원장이 이달 초 올린 1급 부서장 등 10여 자리에 대한 승진·보직 인사를 재가했지만, 김 원장 측근인 국정원 직원 A씨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인사를 번복하고 A씨를 비롯해 8명을 대기발령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인사 파동이 국정원 내부 알력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김 원장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인사 파동이 생중계되듯 외부로 노출되면서 국정원 내부 세력 다툼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난주 프랑스·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해 관련 보고를 받고 김 원장 유임을 결정했고, 내부 분란을 수습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사 파동의 중심에 있던 A씨가 면직된 데 이어 또 다른 1급 2명도 면직 처리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주요 국정원 간부들을 불러 헌신을 당부한 것은 김 원장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기강을 제대로 세우라는 메시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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