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전남 함평·경기 이천서 물에 빠진 2명 숨진 채 발견
지난 27일 호우 때 전남 함평에서 실종됐던 60대 주민이 실종 3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장마로 인해 발생한 첫 인명 피해다.
29일 전남소방본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7분쯤 전남 함평군 엄다면 한 펌프장 근처에서 이틀 전 실종됐던 오모(6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지점인 엄다천 수문에서 1㎞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농어촌공사 감시원인 오씨는 지난 27일 오후 10시 32분쯤 수문을 점검하던 중 시간당 69㎜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날 오후 3시 32분쯤 경기 이천시 장호원교 인근 하천에서는 17세 남학생이 수영을 하러 물에 들어갔다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호우주의보가 발령됐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간 것인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앞서 오후 2시 40분쯤 충남 서산시 갈산동 한 굴다리에선 화물차 1대가 불어난 빗물에 잠겨 차량 내에 있던 2명이 구조됐다. 경북 영주와 예천에서도 갑자기 불어난 물에 낮은 지대에 있던 주민 5명이 1시간 정도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날 호우는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중부 지역에 주로 집중됐다. 시간당 30~60㎜의 많은 비가 내려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서울에는 이날 지역에 따라 최대 68㎜(중랑구)의 비가 내렸다. 영등포구에는 시간당 최대 38.5㎜의 비가 내렸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에서 접수된 침수 피해 신고는 10건으로 집계됐다.
동작구 상도동과 서대문구 연희동 등에서 반지하 집에 빗물이 들어온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강남구 역삼동 도로와 남산 1호터널 한남대교 방향 도로도 한때 침수됐다. 소방 당국은 “재산·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전북 지역에선 지난 28일부터 이어진 비로 농경지 2028㏊가 물에 잠겨 곳곳에서 배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총 4018㏊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29일 중부 지방에 많은 비를 뿌린 장마전선이 남하해 30일에는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산림청은 이날 “30일까지 강우가 이어져 산사태 위험이 커졌다”며 전국에 산사태 주의 경보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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