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되고도 국빈 만찬장에… 바이든 차남 ‘뻔뻔 행보’ 눈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53)이 탈세와 총기 불법 소지 등 혐의로 기소된 이후에도 백악관 행사에 공공연히 나타나 민주당도 불편해할 정도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헌터는 기소 이틀 만인 지난 22일 백악관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NYT는 “활기차고 사교적인 헌터가 다른 손님들과 악수하고 포옹하며 웃으며 돌아다녔다”고 전했다. 이 행사에 대통령 가족이 오는 것이 통상적임에도 헌터의 행동이 구설에 오른 것은 탈세 등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자숙하지 않는 것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빈 만찬에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도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헌터가 재판에서 범죄를 인정한다는 조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법무부가 형량 합의를 했는데, 법무부 장관이 헌터와 국빈 만찬 장소에 함께 있었다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 앤디 오글스 하원의원은 “전형적인 바이든 범죄자 가문”이라고 비난했고, 제이슨 스미스 하원의원도 “악취가 난다”고 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도 헌터는 아버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마린 원(대통령 전용 헬기)’을 타고 캠프 데이비드(대통령 별장)로 가는 모습이 포착돼 도마에 올랐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아일랜드 국빈 방문 때도 에어포스원을 같이 타고 가는 등 헌터가 아버지의 각종 외교 일정에 따라가는 일이 많았는데, 기소 이후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NYT는 “전현직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을 포함해 일부 민주당원이 (헌터의 행동은) 불필요하게 (대중을) 자극하는 제스처라고 지적한다”며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 중에서도 일부는 ‘대통령이 아들에 관해선 눈을 감고 있다’며 불평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석상에 헌터를 대동하는 것을 두고 현지 언론들과 민주당은 ‘정면돌파’로 해석하고 있다. 바이든이 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에서 윤리 담당 인사였던 노먼 아이젠은 “바이든은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다른 문제들은 기꺼이 감수해왔다”고 했다. 헌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별한 전처 닐리아 여사 사이에서 낳은 2남 1녀 중 유일하게 생존한 자녀다. 닐리아 여사와 딸 나오미는 1972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이 사고에서 살아남았던 맏아들 보 바이든은 2015년 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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