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이럴땐 어떻게?] 아이가 울며 무서웠던 경험 얘기할 때… 담담하게 다독이며 안정감 주세요
Q. 만 5세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가 2년 전 실수로 엄마 없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적이 있어요.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아이는 아직도 그때 무서웠다며 울곤 합니다.
A. 만 5세 유아라도 ‘부모와의 분리’는 여전히 공포 요인입니다. 공포는 위협이 되는 사람이나 상황, 대상 등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정서예요. 출생 직후부터 느끼고 표현하는 인간의 기본 정서죠. 부모와의 분리에 대한 두려움은 만 6세까지 공포 요인이 됩니다. 또 유아기가 되면 기억 능력이 영아기보다 크게 발달하기 때문에 과거 경험에 대해 기억하고 말할 수 있어요. 기억 능력 중 재인(再認·recognition)은 현재 경험하는 자극이나 정보를 과거 기억과 연결 짓는 것을 말하는데, 대상 유아에게는 엘리베이터가 과거 양육자와 분리된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무서워서 우는 행동이 엘리베이터를 보고 나타나는 것인지, 양육자와 분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관찰해 보세요. 유아가 엘리베이터를 보고 예전 기억이 나서 두려워 우는 것이라면 “이제는 괜찮으니 혼자 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유아의 두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양육자가 함께 타되 처음에는 한두 층 정도로 짧게 타고, 유아가 안정감을 갖게 되면 점차 높은 층까지 타보도록 합니다. 이때 유아가 예측할 수 있도록 “우리가 이제 엘리베이터를 탈 건데 엄마(아빠)가 네 손을 꼭 잡고 있을 거야. 원한다면 꼭 안아줄게. 그러니까 안심해”라고 말해 줍니다.
유아가 과거 무서웠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두려움을 드러낸다면 “맞아. 그때는 정말 무서웠을 거야. 너도 그랬고 엄마(아빠)도 깜짝 놀랐어. 그렇지만 용감하게 잘 내려왔고 지금도 용기를 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거야. 우리가 옆에 있단다”라고 긍정적인 말을 반복해 주는 것이 필요해요. 무엇보다 양육자의 정서 표현이 중요합니다. 자녀가 과거 경험에 대해 무서웠다며 울 때 죄책감이나 당황, 걱정이 지나치게 표현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담담하게 자녀의 두려운 감정을 수용하고 공감해 주며 다독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아의 정서는 한 정서에서 다른 정서로 쉽게 전환되기 때문에 양육자가 안정감을 주는 것은 자녀의 두려움이 바뀌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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