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인공배아 등장에… ‘14일 이상 배양 금지법’ 실효성 논란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2023. 6. 30. 03:03
척추 원시선 형성 막는 ‘14일 룰’
자연적 배아와 유사한 구조 지닌
줄기세포 유전자 배아엔 미적용
법 피해가며 윤리적 논란 재점화… 과학계 “연구 위해 기간 연장을”
자연적 배아와 유사한 구조 지닌
줄기세포 유전자 배아엔 미적용
법 피해가며 윤리적 논란 재점화… 과학계 “연구 위해 기간 연장을”
최근 줄기세포를 활용한 인공 인간배아 배양 기술이 발전하며 14일 이상 실험실에서 인간배아를 배양하는 것을 금지하는 ‘14일 룰’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은 척추의 기원이 되는 원시선이 형성되는 시기로 배아가 인체로 본격 발달하기 위한 단계로 여겨져 그 기준을 넘기면 생명윤리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과학계는 임신 초기 유산의 원인이나 태아의 발달 과정을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선 14일 이상 배양된 인간배아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배아 배양 기술을 둘러싼 윤리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줄기세포 유전자 활용 인간배아 모델 제시
마그달레나 저니카고에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7일(현지 시간) 발표한 두 편의 논문을 통해 최대 14일까지 발달하는 인간배아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인간배아 모델의 차별점은 줄기세포 유전자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배아와 동일하게 난자와 정자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인간배아를 만들었다. 연구팀의 모델은 유전자의 발현 속도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극도로 활성화시키도록 조작된 줄기세포 2개를 결합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모델에 따라 배양된 인간배아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지녔다. 발달 단계에 따라 태반과 탯줄을 생산하는 세포를 형성하는 것이 확인됐다. 대뇌피질을 형성하는 기능은 없어 다음 발달 단계로 넘어가진 않는다. 저니카고에츠 교수 연구팀은 앞서 지난해 쥐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14일 이상 성장하는 인공배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난자와 정자가 아닌 줄기세포를 사용한 이유는 ‘14일 룰’을 피해 가기 위해서다. 각국의 인간배아 관련법은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배아가 14일 이상 발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사용한 인간배아 모델은 이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 인공배아 연구 허용 어디까지… 논란 재점화
관련법을 피해 가는 인간배아 모델이 나오면서 인공배아 연구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계는 인간의 초기 발달, 선천적 질병의 원인, 임신 초기 안전한 약물 연구를 위해 14일 이상 성장하는 인간배아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저니카고에츠 교수 연구팀 역시 이번에 발표한 인공배아 모델을 활용하면 배아 세포의 발달 과정을 살피고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는 이 같은 목소리를 반영해 인간배아를 14일 이상 배양하는 것을 허용해 달라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각국에 제시하기도 했지만 실제 연구 현장에 적용되진 못하고 있다. 현행 한국생명윤리법도 원시선이 나타나기 전까지 발달한 인간배아만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줄기세포 배아, 자연적 배아와 달라” 지적도
생명윤리 논쟁과는 별개로 줄기세포 기반 인간배아 모델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배아와 동일한 구조를 지닐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폰소 마르티네스아리아스 스페인 폼페우파브라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배아가 지닌 세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일부 유전자를 과잉 발현하는 구조에 불과할 뿐, 실제로 14일간 발달한 자연배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무것도 없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연구팀은 이러한 지적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에 제시된 모델이 연구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표한 인간배아 모델의 목적은 자연배아의 모든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배아 발달의 주요 단계 동안 특정한 세포의 변화를 연구하는 보완적인 도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 기반 인간배아 모델의 단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유전자의 발현 속도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전사인자가 과하게 발현하면 세포 발달에 결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양법을 보완 및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14일은 척추의 기원이 되는 원시선이 형성되는 시기로 배아가 인체로 본격 발달하기 위한 단계로 여겨져 그 기준을 넘기면 생명윤리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과학계는 임신 초기 유산의 원인이나 태아의 발달 과정을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선 14일 이상 배양된 인간배아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배아 배양 기술을 둘러싼 윤리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줄기세포 유전자 활용 인간배아 모델 제시
마그달레나 저니카고에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7일(현지 시간) 발표한 두 편의 논문을 통해 최대 14일까지 발달하는 인간배아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인간배아 모델의 차별점은 줄기세포 유전자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배아와 동일하게 난자와 정자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인간배아를 만들었다. 연구팀의 모델은 유전자의 발현 속도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극도로 활성화시키도록 조작된 줄기세포 2개를 결합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모델에 따라 배양된 인간배아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지녔다. 발달 단계에 따라 태반과 탯줄을 생산하는 세포를 형성하는 것이 확인됐다. 대뇌피질을 형성하는 기능은 없어 다음 발달 단계로 넘어가진 않는다. 저니카고에츠 교수 연구팀은 앞서 지난해 쥐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14일 이상 성장하는 인공배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난자와 정자가 아닌 줄기세포를 사용한 이유는 ‘14일 룰’을 피해 가기 위해서다. 각국의 인간배아 관련법은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배아가 14일 이상 발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사용한 인간배아 모델은 이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 인공배아 연구 허용 어디까지… 논란 재점화
관련법을 피해 가는 인간배아 모델이 나오면서 인공배아 연구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계는 인간의 초기 발달, 선천적 질병의 원인, 임신 초기 안전한 약물 연구를 위해 14일 이상 성장하는 인간배아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저니카고에츠 교수 연구팀 역시 이번에 발표한 인공배아 모델을 활용하면 배아 세포의 발달 과정을 살피고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는 이 같은 목소리를 반영해 인간배아를 14일 이상 배양하는 것을 허용해 달라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각국에 제시하기도 했지만 실제 연구 현장에 적용되진 못하고 있다. 현행 한국생명윤리법도 원시선이 나타나기 전까지 발달한 인간배아만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줄기세포 배아, 자연적 배아와 달라” 지적도
생명윤리 논쟁과는 별개로 줄기세포 기반 인간배아 모델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배아와 동일한 구조를 지닐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폰소 마르티네스아리아스 스페인 폼페우파브라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배아가 지닌 세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일부 유전자를 과잉 발현하는 구조에 불과할 뿐, 실제로 14일간 발달한 자연배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무것도 없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연구팀은 이러한 지적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에 제시된 모델이 연구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표한 인간배아 모델의 목적은 자연배아의 모든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배아 발달의 주요 단계 동안 특정한 세포의 변화를 연구하는 보완적인 도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 기반 인간배아 모델의 단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유전자의 발현 속도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전사인자가 과하게 발현하면 세포 발달에 결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양법을 보완 및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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