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주식, 곧 상장”… 200억 가로챈 투자자문사 일당 23명 검거

이상환 기자 2023. 6.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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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곧 상장된다고 속여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의 최대 180배로 팔며 200억 원가량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투자자문 업체를 차린 후 비상장 주식 관련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리딩방'을 운영하며 700여 명으로부터 돈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당은 리딩방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가입한 리딩방 회원 2000여 명의 개인정보를 알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중 비상장 주식에 관심이 있었던 이들을 주로 노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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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리딩방서 관심 보인 회원 추려
액면가 100원株 1만8000원에 팔아
피해자 절반 60대 이상… 총책 추적

주식이 곧 상장된다고 속여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의 최대 180배로 팔며 200억 원가량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투자자문 업체를 차린 후 비상장 주식 관련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리딩방’을 운영하며 700여 명으로부터 돈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의 혐의로 A리딩방 관계자 23명을 붙잡고 이 중 간부급 4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붙잡은 이들을 검찰에 넘기고 총책 역할을 한 장모 씨(46)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회사 14곳의 비상장 주식에 대해 “3∼6배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속여 주당 액면가가 100원에 불과한 주식을 피해자들에게 최대 1만8000원에 팔아치우는 수법을 썼다. 비상장 주식이라 정확한 시세를 알기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이 주식 거래를 유도한 회사들은 애초에 상장 계획조차 없었고, 일부 업체는 거래 후 폐업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756명 중 절반 가까이가 6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70대 여성은 6억5000만 원을 뜯겼다고 한다. 전세 보증금을 빼거나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가 돈을 날린 피해자도 있었다. 한 피해자는 파산 신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책 장 씨는 2018년 7월부터 4년 동안 리딩방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 일당은 리딩방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가입한 리딩방 회원 2000여 명의 개인정보를 알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중 비상장 주식에 관심이 있었던 이들을 주로 노린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비상장 주식에 대해 허위 정보를 흘리는 방식으로 사기를 친 것이다.

경찰은 일당들이 본사를 차린 뒤 점조직 형태로 서울 도봉구, 경기 부천시 등에 지사를 운영한 사실을 파악하고 추가로 범행에 연루된 이들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지사는 본사로부터 받은 개인정보를 토대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거래를 유도하는 대가로 범죄 수익의 25%를 챙겨 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유령 업체를 만들어 업체명을 지속적으로 바꾸고,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사용하며 수사를 피하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장 씨의 집과 본사 및 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대포폰 65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24개, 현금 1억여 원을 확보했다. 범죄수익 약 7억 원도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장 씨가 아직 국내에 머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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