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수인종우대 위헌 판결, 내년 대선서 '제2의 낙태이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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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29일(현지시간) 미국사회의 민감한 현안이었던 소수인종 우대입학 제도에 대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번 판결이 작년 중간선거 때 낙태이슈처럼 내년 대선에서 주요변수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아직 이번 판결의 파급력을 가늠하긴 이르지만 일각에서는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가 여성 유권자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에 기여한 것처럼 소수인종 우대입학 폐지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를 결집해 '제2의 로 대 웨이드'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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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슈머 "인종 정의에 큰 장애물"…트럼프 "능력 기반 제도로 복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9일(현지시간) 미국사회의 민감한 현안이었던 소수인종 우대입학 제도에 대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번 판결이 작년 중간선거 때 낙태이슈처럼 내년 대선에서 주요변수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이번 사안의 정치·사회적 파급력을 의식한 듯 곧바로 반응했다.
전통적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지지를 누려온 민주당은 판결이 소수인종의 교육 기회를 앗아간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공화당은 공정성의 승리라며 판결을 환영해 대조를 이뤘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뉴욕)은 성명에서 "대법원 결정은 우리나라가 인종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데 거대한 장애물을 놓은 것"이라며 "잘못된 결정은 우리가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하려면 갈 길이 얼마나 먼지를 일깨운다"고 지적했다.
흑인 상원의원 3명 중 1명인 코리 부커 의원(뉴저지)은 성명에서 "소수인종 우대입학은 제도적인 장벽을 허무는 도구였으며 우리는 계속해서 모두를 위한 포용성과 기회라는 우리의 이상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행크 존슨 하원의원(조지아)도 "모두에게 평등하고 접근 가능한 교육에 치명적인 타격"이라면서 "대학 입학에서 인종을 평가 요소로 고려하지 않은 것은 평등을 추구하지 못한 학계의 제도적인 실패를 눈감아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의 수혜자라고 밝혀왔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대법원의 판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소수 인종 우대 정책에 대해 "모든 정책과 마찬가지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세대에서 나랑 (아내) 미셸 같은 학생들이 우리도 (대학에) 속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그들이 받을 자격이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모든 곳의 학생이 새로운 시각에서 혜택을 입도록 돕는 게 우리가 모두 할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을 위해 훌륭한 날"이라며 "우리는 완전히 능력에 기반을 둔 제도로 돌아가는 것이며 이게 옳은 길"이라고 밝혔다.
이날 위헌 결정에 찬성한 대법관 6명 중 3명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 임명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위헌 판결이 나올 수 있는 정치적·사법적 환경을 만든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이들 대법관 3명을 임명하는 데 역할을 해 "영광"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워크(Woke·공화당은 '진보 정체성 강요'라는 의미로 사용)와 진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을 비틀지 않고 엄격히 적용하는 대법관들을 계속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서 "이제 학생들은 동등한 기준과 개인의 성취를 바탕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대학 입학 절차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법 아래 평등을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원 교육·노동위원회 위원장인 버지니아 폭스 의원은 "미국에서는 개인의 성공을 임의적인 쿼터(할당)가 아닌 능력으로 평가하는 공정성이 교육 기회의 핵심"이라며 환영했다.
아직 이번 판결의 파급력을 가늠하긴 이르지만 일각에서는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가 여성 유권자의 거센 반발을 초래해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에 기여한 것처럼 소수인종 우대입학 폐지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를 결집해 '제2의 로 대 웨이드'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소수인종 우대입학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낙태권만큼 크지는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 파장은 낙태이슈에 크게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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