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男, 보복발언으로 '독방' 징벌…수사도 진행

한광범 2023. 6. 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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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내 교류 완전 차단…영치금 사용도 금지돼
보복 발언으로 수사도 진행…추가 기소될 가능성
징역 20년 불복해 상고장 제출…대법 판단 남아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고인 이모(31)씨가 피해자에 대한 보복 발언으로 수감 중인 구치소에서 징벌 조치를 받았다.

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사건 범인인 이모씨의 2022년 5월 22일 범행 당일 모습.
30일법무부는 부산구치소 및 대구지방교정청 특별사법경찰대가 피해자 등에 대한 보복 발언과 관련해 이씨를 조사한 후 독방에 갇히는 금치 30일 징벌(禁置)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수용자에 대한 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치는 법이 규정한 14개 징벌 중 가장 무거운 징벌이다.

금치 처분을 받은 수용자는 공동행사 참가·신문·TV 열람·자비 구매물품 사용 제한 등이 부과되고 시설 내·외 교류가 차단된다.

법무부는 “이씨의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부분은 특별사법경찰대가 입건해 부산지검으로 송치할 예정”이라며 “이씨의 형이 확정되면 피해자와 원거리 교정시설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이미 이씨의 보복 발언을 인정한 만큼, 이씨는 보복 발언으로 추가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씨와 함께 구치소에서 생활했던 한 남성은 “이씨가 구치소에서 피해자에 보복을 하겠다는 말을 약 2주 동안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22일 오전 4시50분부터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10여 분간 몰래 쫓아가 피해자가 들어간 오피스텔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돌려차기 등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됐다.

이씨는 피해자가 돌려차기로 뒷머리 부분을 가격 당한 후 그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진 후에도 재차 발로 피해자의 머리를 밟았다. 그는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것을 확인한 후에도 또 다시 피해자의 머리를 강하게 밟았다.

피해자, 영구장해까지…그래도 반성은 없다

그는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어깨에 메고 엘리베이터 홀 밖으로 나간 후 CCTV 사각지대인 건물 1층 복도 구석으로 이동해 입간판 뒤쪽 가려진 공간에서 피해자를 눕혔다.

이씨는 이후 머리에 다량의 피를 흘리고 의식이 없는 피해자의 청바지와 속옷을 벗겼다. 그는 이후 엘리베이터 소리 등 인기척을 느끼고 현장을 다 수습하지 못한 상태에서 도주했다.

피해자는 오전 5시 11분경 건물 입주민에게 발견돼 구호 조치를 취해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외상성 두개내출형 등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고, 영구장해까지 생겼다.

당초 검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이씨를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징역 12년형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 이씨의 강간미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며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허락을 받았다. 검찰은 2심에서 징역 35년과 부과형을 구형했다.

이씨는 “피해자를 폭행할 당시 성폭력 범죄를 범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피해자의 옷을 벗긴 적도 없다”며 성범죄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2심 재판부는 이씨의 강간살인 목적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과 함께 2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의복 상태,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바지의 구조 등의 사정들에 비춰 보면 이씨가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복도 구석으로 옮긴 다음 피해자가 입고 있던 청바지와 속옷을 벗긴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法 “수감 이후에도 보복의지 드러내며 반성 없어”

이씨가 범행 당일 인터넷에서 자신의 범행사실과 관련한 내용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부산강간사건’, ‘강간미수’ 등의 검색어를 사용한 점도 강간미수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성폭력 범죄의 수단으로 범행했다.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삼았고, 머리만을 노려 차고 밟았다”며 “일망의 망설임도 없이 피해자를 끌고 갔고, 다량의 출혈이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력 범죄로 나아가려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씨가 옷을 벗긴 행위에서 나아가 피해자에 대해 실제로 성폭력범죄의 실행행위까지 저지른 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증거에 의해 인정되거나 추단되는 사정들로 보면 강간의 목적 내지 수단으로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로서 미수에 그쳤다고 해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더욱이 이 사건은 성폭력범죄의 수단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더욱 죄책이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감된 이후에도 피해자 및 그 가족들이나 자신의 전 여자친구 등에 대한 보복의지를 드러내고 그들에게 잘못을 돌리거나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대해 강한 적의를 표출하는 등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씨는 판결에 불복해 지난 19일 부산구치소에 상고장을 제출해,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남겨두게 됐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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