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大入 소수인종 우대정책은 위헌”…유학 간 한국인 수험생 유리해질까
보수 우위 대법원 판결에 미국 발칵 뒤집혀
대법 “인종이 아니라 경험에 따라 대우해야”
기존 판결 뒤집어 흑인·히스패닉 타격받을 듯
한국 등 아시아계에 미칠 영향 전망은 엇갈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하 SFA)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헌법소원을 각각 6대 3 및 6 대 2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장인 존 로버츠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너무 오랫동안 대학들은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기술이나 학습 등이 아니라 피부색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려왔다”면서 “우리 헌정사는 그런 선택을 용납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인종이 아니라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대우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수십 년 선례와 중대한 진전에 대한 후퇴”라고 비판했다.
이는 대법이 1978년 이후 40년 넘게 유지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SFA는 지난 2014년 신입생을 선발할 때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을 적용해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했다면서 공립대인 노스캐롤라이나대와 사립대인 하버드대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심과 2심에서는 패소했지만 보수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연방 대법원은 SFA의 손을 들어줬다.
소수인종 배려 입학 정책은 1961년 전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정부 기관들은 지원자의 인종, 신념, 피부색, 출신 국가와 무관하게 고용되도록 적극적(affirmative)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행정명령으로 고용 부문에서의 차별금지 조치가 실시된 데 이어 각 대학도 소수인종 우대 입학정책이 도입됐다.
이 조치로 주요 대학에서 흑인의 입학 비율이 올라가는 등 차별 시정의 성과를 거뒀으나 백인과 아시아계를 역차별한다는 주장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캘리포니아, 미시간, 플로리다, 워싱턴, 애리조나,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뉴햄프셔, 아이다호 등 9개 주는 공립대에서 인종에 따른 입학 우대 정책을 금지한 상태다.
이번 결정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ABC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가 이 정책을 금지한 뒤 일부 학교의 경우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의 입학 5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계의 영향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퓨리서치센터가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계의 경우 ‘어퍼머티브 액션’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50%)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대입시 인종을 고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72%가 반대했다.
다른 아시아계 학생들도 비슷하게 답변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아시아계 학생들이 대입시 소수인종 우대 정책으로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방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미국 대학들의 입시 방식 변경도 불가피해졌다. 대학들이 대법 판결에 따르면서도 교육 다양성 확보를 위해 시험 성적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거나 다른 유형의 입시 제도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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