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가 독 됐나...파산 위기 영국 수도회사, 34년 만에 다시 국유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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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민영화됐던 영국 최대 상하수도 회사 '템스 워터'를 다시 국유화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영국 인구 4분의 1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템스 워터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긴급대책이 실현된다면, 템스 워터는 민영화 34년 만에 국가의 관리를 받게 된다.
템스 워터는 지역 상하수도사업본부 역할을 하는 공공 기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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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조' 부채에 허덕...민영화 34년 만에 정부 개입
"인플레 대응 난항에 운영 방만...수질↓·가격↑"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민영화됐던 영국 최대 상하수도 회사 ‘템스 워터’를 다시 국유화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영국 인구 4분의 1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템스 워터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부채가 늘어난 것이 1차적 이유이지만, 필수 인프라를 관리하는 공공기관 민영화의 부작용이 수 십 년 만에 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산 막자"...영국, 민영화된 수도 회사 '재국유화' 논의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영국 환경부는 산업 규제기관 오프와트와 함께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템스 워터 위기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템스 워터를 임시로 공공 소유로 운영하는 긴급 대책을 가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템스 워터 부채는 140억 파운드(약 23조 원)에 달한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2008년 이후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이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 캐서린 로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달초 “회사가 큰 손실을 입었고 자본 조달 측면에서 이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긴급대책이 실현된다면, 템스 워터는 민영화 34년 만에 국가의 관리를 받게 된다. 템스 워터는 지역 상하수도사업본부 역할을 하는 공공 기관이었다. 대처 정권의 ‘작은 정부' 기조에 따라 1989년 다른 상하수도서비스 기관들과 함께 76억 파운드(약 12조 원)에 매각돼 민영화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캐나다 온타리오 공무원 퇴직연금(32%)이고, 중국 투자공사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투자청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민영화 부작용 터진 것...효과도 미미"
일각에서는 민영화가 위기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대런 존스 노동당 무역위원회 의장은 영국 BBC방송에 “수도 회사들은 민영화 후 주주와 임원의 이익을 최우선시 했다”고 비판했다. FT는 템스 워터가 열악한 재정 상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월까지 3,700만 파운드(약 615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템스 워터가 복잡한 소유 구조를 앞세워 규제를 피했다는 의혹도 있다.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며 약속한 수질 개선과 가격 통제도 지켜지지 않았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템스 워터 상수도관에서 보고된 미처리 하수 유출이 약 8,000건에 달하며, 매일 올림픽 규격 수영장 250개 분량의 수돗물이 새고 있다. 런던 그리니치대학은 2020년 보고서에서 “민영화 이후 영국 수도 요금 인상의 40%는 부채에 대한 이자와 주주 배당금 증가 때문”이라며 국민들에 비용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했다.
영국인들의 다수가 수도 산업의 ‘재국유화’를 지지한다는 지난해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기업 유고브의 조사에서 “수도 산업은 완전히 공공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응답자가 63%였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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