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 다변화 가능한 속초, 국제해양 관광 중심지 기대감
크루즈 시찰단 6박 7일간 일본 3곳 방문
볼거리·체험거리 크루즈 내부 모두 가능
시설 안내부족·짧은 기항지 체류 아쉬움
수천명 수용 가능 대형 소비효과 기대
수도권 인접·교통 편리 최적의 터미널
관광상품 개발·쇼핑센터 확충 등 과제
◇참석자
△이병선 속초시장 △정인교 속초시의원 △박성기 속초상공회의소 부회장 △백현 롯데관광 대표 △오라지오 다이타 코스타세레나호 선장
코로나19로 3년 8개월 동안 중단됐던 속초항 모항 크루즈의 운영이 다시 시작됐다. 속초시는 이병선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과 민간인 등 20여명으로 크루즈 기항지 벤치마킹 시찰단을 꾸려 지난 17일 속초항에서 일본으로 출항하는 코스타 세레나호를 타고 6박7일 일정으로 일본 3개 도시 방문하는 등 크루즈 운항 재개를 계기로 속초시가 국제 해양 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 중이다. 이번 크루즈 시찰단을 동행 취재한 강원도민일보 취재진은 ‘코스타세레나호’의 선내에서 ‘속초항 크루즈 산업 활성화 방안과 과제’를 주제로 선상좌담회를 가졌다. 이번 선상좌담회에서는 모항 크루즈의 장·단점에 대한 진단과 앞으로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의견 교환 등이 이뤄졌다.
- 크루즈 시찰단 운영 소감은.
△이병선=이번 크루즈 시찰단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모항으로서의 가능성, 또는 모항의 필수사항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살펴보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크루즈 항만인프라의 경우 항만 절차의 간소화라든지 항만의 편리성, 쉽게 얘기하면 주차장 같은 여러가지 확충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또 일본의 기항지를 둘러본 결과 스토리텔링 등 준비가 잘 돼 있는 걸 느꼈다.
△정인교=바다 위의 리조트, 크루즈는 다양한 시설, 많은 즐길거리가 있어 정말 편안한 여행을 했다. 관광에는 자연(산수)관광, 휴양관광, 엑티비티관광 등 여러 형태가 있지만 크루즈는 휴양 위주의 관광으로 생각된다. 크루즈 탑승객 대부분이 어르신들이고 이분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이용객이 어르신이 아니었나 싶다. 크루즈는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 다소 복잡한 실내구조로 시설물의 위치 안내가 부족해 선내 목적지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았다. 또한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기항지 투어 시 체류시간이 짧아 기항지의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박성기=무엇보다 배를 ‘교통수단’으로 생각했던 개념이 크루즈를 통해 달라졌다.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휴식공간 등 크루즈 안에서 시설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된다. 물론 항해 도중 기항지를 들러 타국의 문화를 즐길 수 있던 점 역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크루즈 여행에 또다른 즐거움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 속초항 크루즈산업 기대효과는.
△이병선=속초시는 국내 크루즈 산업에 있어서 동해안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정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속초시는 국내 크루즈산업화를 선도하면서 속초지역과 크루즈관광산업이 동반 성장해야 된다는 대명제 하에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잘 갖춰나가야 한다.
△정인교=이번 코스타세레나호에 탑승했던 총 인원의 15%는 출발 전 날 속초에서 숙박을 했다. 수천명을 수용하는 대형크루즈는 모항, 또는 기항지에서의 대형 소비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속초’라는 브랜드와 지역선호도, 수도권과 가깝고 편리한 교통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국내 어느 터미널과 경쟁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된다. 또한 3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 국제크루즈 유치도 좋지만 국내 연안크루즈산업에 대한 고민도 해볼 필요가 있다.
- 속초항만의 장점과 단점은.
△오라지오 다이타=예전에도 속초에 와본 적이 있지만 매우 흥미로운 곳이다. 항구 시설도 매우 좋고 준비도 잘 돼 있는 것 같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다른 여러나라의 항구에는 대부분 무역 등 산업 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속초에는 여객을 위한 시설만 있는 점도 색다르며 바다에서 속초항에 입항할때 도시를 둘러싼 산이 매우 아름답다고 느꼈다. 보완할 점이 있다면 지속적인 준설이 필요하다. 코스타세레나호의 경우 최소 9m 정도가 필요하지만 안정적인 입출항을 위해 11m는 확보해야 한다.
△백현=속초항의 장점이라면 항로의 다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제주와 부산~일본 남부가 주항로였지만 속초에서는 이번 코스타세레나호처럼 일본 북해도 항로가 가능하다. 이후 북한과의 관계 변화와 러시아의 종전까지 이뤄진다면 속초~북한 원산~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일본 북해도~일본 사카이미나토와 마이즈루~부산~속초로 이어지는 항로 개설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단점은 교통의 접근성이다. 이는 2027년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북부선철도가 개통되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 속초항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이병선=크루즈 활성화 방안에 대해 속초시가 해야할 일들이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광상품의 개발, 또는 쇼핑센터와 면세점 확충에 시급함을 느꼈다. 이번 시찰 이후 관계부서와 관계부처하고 잘 협조해서 포트세일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또 최근 침체기를 맞고 있는 양양공항의 빠른 회복을 통해 ‘플라이앤 크루즈 관광’이 추진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박성기=코스타세레나호 관계자에 따르면 속초항 크루즈 항만 인프라를 더 안전하고 더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무엇보다 안전한 입출항을 위해 수심 확보 차원의 지속적인 준설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또한 승객을 위한 주차장 확보와 브릿지 설치 등 보완할 게 많다. 대부분의 크루즈 승객들은 자금력이 풍부한 사람들인 점을 감안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쇼핑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백현=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크루즈 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지자체별 크루즈 유치를 위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충남 서산의 경우 올해 크루즈 지원 조례를 만들면서 내년의 크루즈 유치에 성공했다. 속초시 역시 크루즈 유치가 안정화될 때까지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올려야 한다. 크루즈 승객들은 1회 여행을 위해 수백만원을 사용할 수 있는 소비력이 높은 고객층인만큼 이들이 속초를 방문하게 되면 지역 경기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정리=박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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