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DO 우체통] 방 한칸을 집이라 부르는 세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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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도 기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강원도민일보 편집부가 지난해 런칭한 '편집기자가 운영하는 펀(FUN)집숍'에 이어 올해 독자들에게 띄우는 'KADO 우체통'의 문을 엽니다.
기사라는 것은 결국 기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다는 생각으로 편집부 기자들이 다양한 수신인에게 편지를 전합니다.
청년들을 위한 주거 정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곳들도 집이라고 불리며 넘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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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곳도
집이라 불리며 넘쳐나는 요즘…
나만의 안식처 만들고 싶은 꿈
이 도시에 내 방 한칸 있을까요?
‘편지도 기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강원도민일보 편집부가 지난해 런칭한 ‘편집기자가 운영하는 펀(FUN)집숍’에 이어 올해 독자들에게 띄우는 ‘KADO 우체통’의 문을 엽니다. 딱딱한 기사체에서 벗어나 신문에서 만나는 보드랍고 따스한 편지 한 줄. 기사라는 것은 결국 기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다는 생각으로 편집부 기자들이 다양한 수신인에게 편지를 전합니다. 수신인은 미담 기사 속 작은 영웅일 수도, 사건 기사 속 피해자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즐겨보는 드라마의 작은 조연, 아니면 당신이 즐겨찾는 카페의 커피한잔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신인에는 경중이 없습니다. 그저 위로와 응원만이 있을 뿐.
KADO우체통에서는 미니엽서 두장 ‘시인하는 기자-부인하는 기자’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시인하는 기자’는 등단시인으로 활동하는 박희준 편집기자가 전하는 서정의 시편지입니다. ‘부인하는 기자’는 편집부 유부녀 기자 2명이 세상의 모든 부인(婦人)에게 보내는 공감의 편지입니다. 한달에 한 번, 잠자고 있던 당신의 우편함을 확인하세요.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자취가 로망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로망은 점점 작아지고 있는 듯합니다. 갭투자가 성행했던 시기의 계약들이 만료를 앞두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최근 춘천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을 때 전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일주일만 늦게 돌려줘도 되냐는 전화를 받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모았던 돈들과 은행에서 대출 받은 돈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사회 초년생인 저에겐 현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집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간혹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계약서에 몇 가지 특약사항을 요청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그런 내용은 임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계약이 파기 될 수 있어요” 였습니다. 어떤 곳은 가격 대비 터무니없이 작았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 다른 문 여러 개가 나오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제 친구는 원룸의 천장과 수도관이 무너져 급하게 집을 옮겼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그런 곳에서 꿈을 꾸며 살고 있습니다.
보증보험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선 임대인으로부터 건물에 대한 정보들을 제공받아야 하는데, 누군가는 귀찮음이 더해지는 일들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겠지요. 가끔 ‘법의 테두리 밖에 살고 있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언제부턴가 방 한 칸을 집이라고 표현하는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작은 몸 하나 누이면 가득 차는 그런 곳을 집이라고 부릅니다. 청년들을 위한 주거 정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곳들도 집이라고 불리며 넘쳐납니다. 우리들은 나만의 안식처를 만들고 싶은 작은 꿈을 가지고 있을 뿐인데요. 이 도시에 내 방 한 칸이 있을까요? 젊을 때 고생해야 한다는 말로 위로하기엔 조금 벅차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입니다.
라선근 rieu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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