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 6명 왕비뒀던 ‘바람둥이’ 헨리8세가 남긴 ‘손가락 낙서’…“신이 벌할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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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걸쳐 6명의 왕비를 맞이해 '바람둥이' 이미지로 널리 알려진 영국 튜더 왕가의 헨리 8세(1509∼1547 재위)가 말년에 그린 낙서가 발견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발간하는 학술지 '르네상스 쿼털리'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헨리 8세는 1544년 인쇄된 '시편 및 기도문'의 한 사본에 낙서를 끄적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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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서에 “신의 벌로 쇠약해져” 글 있어…“근심거리 많았을 것”
일생에 걸쳐 6명의 왕비를 맞이해 ‘바람둥이’ 이미지로 널리 알려진 영국 튜더 왕가의 헨리 8세(1509∼1547 재위)가 말년에 그린 낙서가 발견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발간하는 학술지 ‘르네상스 쿼털리’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헨리 8세는 1544년 인쇄된 ‘시편 및 기도문’의 한 사본에 낙서를 끄적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약 500년이 된 이 기도서의 한 페이지를 펼쳐보면 본문 오른쪽 여백에 ‘매니큘’(manicule)이라고 불리는 손가락표 그림이 희미하게 보인다. 검지손가락이 특정 문장을 가리키는 형태로 그려진 점으로 미뤄 책을 읽던 도중 나중에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표시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점 세개를 찍고 선을 그은 ‘트레포일’(trefoil) 모양의 낙서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책에 담긴 시편 4편에 걸쳐 이와 같은 낙서가 총 14개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낙서를 처음 발견한 캐나다 칼튼대의 미셸린 화이트 교수는 낙서의 크기, 모양, 디자인 등을 헨리 8세가 다른 책들에 남긴 흔적과 비교한 결과 헨리 8세가 그려놓은 것이 맞다고 결론 내렸다. 화이트 교수는 "독서 중이던 헨리 8세의 마음속에 무언가 떠올랐던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기도서의 한 구절을 보면 글쓴이가 ‘신의 벌을 받아 몸이 쇠약해졌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당시 50대였던 헨리 8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화이트 교수는 짚었다.
스페인 왕실 출신의 첫 번째 부인인 캐서린(카탈리나)을 저버리고 시녀 출신인 두 번째 부인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교회를 두 동강 냈던 일로 죗값을 치르게 될까 노심초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헨리 8세는 캐서린과 이혼하고자 교황청에 혼인무효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종교개혁을 명분으로 가톨릭 교회와 결별했다. 또, 1534년 ‘수장령’을 선포, ‘잉글랜드 국교회’(성공회)를 창시해 스스로 교회 수장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결혼한 불린이 아들을 못 낳자 남동생과 근친상간했다는 누명을 씌워 사형시켰다. 이후 불린의 시녀였던 제인 시모어와 결혼했고, 시모어가 아들(훗날 에드워드 6세)을 낳다 죽자 클레페 공국 출신 앤(안나)을 다시 아내로 들였다가 앤의 시녀 캐서린 하워드에게 반해 두 번째 이혼했다.
다섯째 부인 하워드는 시종과 바람을 피운 사실이 드러나 참수됐다. 마지막으로 1543년 결혼한 귀족 출신의 캐서린 파가 이 기도서를 번역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벌인 것도 헨리 8세의 근심거리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측됐다. 헨리 8세는 ‘옳은 길로 돌아오도록 해달라’고 신에게 간청하는 구절 옆에도 낙서 표시를 해 놨다.
화이트 교수는 "재위 기간이 끝나갈 무렵 분명히 헨리 8세는 걱정할 일이 많았다"며 "신이 자신을 육체적인 질병으로 벌할까 봐 두려워했던 것"이라고 추측했다. 화이트 교수는 헨리 8세가 구절마다 표시를 해둔 해당 기도서를 주변 신하들에게도 읽혔을 것이라며 "자신이 모범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헨리 8세는 기도서가 인쇄된 지 3년 뒤인 1547년 55세를 일기로 숨졌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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