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기자의 일편車심]세계 각국 정상들의 ‘의전 차량’ 자존심 대결
김도형 기자 2023. 6. 2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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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얼마 전 프랑스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르노의 자동차를 타면서 화제를 모았다.
르노가 한국에서 부산공장을 운영 중인 점까지 감안하면 프랑스에서 제공한 의전차량을 사양하지 않고 이용했다는 대통령실의 설명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프랑스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SUV인 'DS7 크로스백 엘리제'를 의전차량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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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위해 얼마 전 프랑스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르노의 자동차를 타면서 화제를 모았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완성차 기업인 르노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스파스(사진)였다. 르노가 한국에서 부산공장을 운영 중인 점까지 감안하면 프랑스에서 제공한 의전차량을 사양하지 않고 이용했다는 대통령실의 설명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은 이 의전차량이 중후한 세단이 아니라 SUV였다는 점이다. 프랑스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SUV인 ‘DS7 크로스백 엘리제’를 의전차량으로 쓴다. 중형 SUV를 기반으로 설계된 이 의전차량에는 프랑스 특유의 실용주의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함께 따라붙는다.
세계 각국의 정상이 타는 의전차량은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몰고 다닌다. 그리고 거대한 완성차 기업을 가진 국가라면 이런 자부심을 의전차량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프랑스에서 마세라티의 대형 고급세단 ‘콰트로포르테’를 탄 모습이 그러하다. 공식 의전차량 대신 대사관 차량을 이용했다는 설명인데 마세라티와 페라리 같은 고급 차·슈퍼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존심이 엿보인다. 얼마 전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방문국 정상들은 BMW의 대형 세단을 주로 탔지만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일본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도요타의 고급 세단 ‘센추리’를 탔다.
최고급 세단과 방탄 차량이 수두룩한 의전차량의 세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차는 미국 대통령의 ‘캐딜락 원’이다. 제너럴모터스(GM)가 특수 제작한 이 차는 총알은 물론이고 로켓포 공격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 5.5m, 무게 8t에 이르는 이 차의 별명은 그래서 ‘야수(The Beast)’다. 미국의 자존심과도 같은 고급 차 브랜드 캐딜락 마크를 달고 해외까지 같이 따라다니는 이 차는 미국 차 산업의 간판 홍보모델이라 할 만하다.
이번 엑스포 유치전의 최대 적수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공식 의전차량을 마다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을 탔다.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르노 차량과 비교하며 의전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어쩌면 빈 살만 왕세자에게는 세계 최고의 자원 부국임에도 이렇다 할 완성차 브랜드 하나 보유하지 못한 현실이 가장 큰 고민거리일 수도 있겠다.
윤 대통령은 르노를 탔지만 이번 유치전 기간 동안 파리에서는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라고 써 붙인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관광 명소를 누비고 의전차량으로도 나서며 유치전을 도왔다.
미국 고급 전기차 기업 루시드 투자에 나선 바 있는 사우디 국부펀드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 브랜드 ‘씨어(Ceer)’를 만들었다. 이미 생산된 자국의 차가 있다면, 왕세자 역시 그 차를 타고 엘리제궁을 찾았을지 모를 일이다.
세계 각국의 정상이 타는 의전차량은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몰고 다닌다. 그리고 거대한 완성차 기업을 가진 국가라면 이런 자부심을 의전차량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프랑스에서 마세라티의 대형 고급세단 ‘콰트로포르테’를 탄 모습이 그러하다. 공식 의전차량 대신 대사관 차량을 이용했다는 설명인데 마세라티와 페라리 같은 고급 차·슈퍼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존심이 엿보인다. 얼마 전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방문국 정상들은 BMW의 대형 세단을 주로 탔지만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일본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도요타의 고급 세단 ‘센추리’를 탔다.
최고급 세단과 방탄 차량이 수두룩한 의전차량의 세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차는 미국 대통령의 ‘캐딜락 원’이다. 제너럴모터스(GM)가 특수 제작한 이 차는 총알은 물론이고 로켓포 공격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 5.5m, 무게 8t에 이르는 이 차의 별명은 그래서 ‘야수(The Beast)’다. 미국의 자존심과도 같은 고급 차 브랜드 캐딜락 마크를 달고 해외까지 같이 따라다니는 이 차는 미국 차 산업의 간판 홍보모델이라 할 만하다.
이번 엑스포 유치전의 최대 적수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공식 의전차량을 마다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을 탔다.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르노 차량과 비교하며 의전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어쩌면 빈 살만 왕세자에게는 세계 최고의 자원 부국임에도 이렇다 할 완성차 브랜드 하나 보유하지 못한 현실이 가장 큰 고민거리일 수도 있겠다.
윤 대통령은 르노를 탔지만 이번 유치전 기간 동안 파리에서는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라고 써 붙인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관광 명소를 누비고 의전차량으로도 나서며 유치전을 도왔다.
미국 고급 전기차 기업 루시드 투자에 나선 바 있는 사우디 국부펀드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 브랜드 ‘씨어(Ceer)’를 만들었다. 이미 생산된 자국의 차가 있다면, 왕세자 역시 그 차를 타고 엘리제궁을 찾았을지 모를 일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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