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실 학대 피해자 아영이, 생명 나누고 하늘로
[앵커]
태어난 지 닷새 만에 신생아실에서 두개골이 골절돼 3년 넘게 의식불명에 빠져있던 아이가 소중한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간호사로부터 상습 학대당한 피해자의 이름을 따 '아영이 사건'으로 불렸는데,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 차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치 잠든 것처럼 보이는 사진 속 아이.
아영이는 태어난 지 닷새 만에 벌어진 사건으로 눈 한 번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2019년 10월, 신생아실 간호사가 바닥에 떨어뜨린 충격으로 두개골이 골절돼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3년 8개월 동안 호흡이나 맥박이 나빠지는 위험한 순간을 견뎌내고 또 이겨냈지만, 최근 찾아온 고비로 심장도 뇌파도 모두 멈췄습니다.
다가온 죽음 앞에 아버지는 힘든 결정을 했습니다.
아영이 장기를 기증해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겁니다.
[아영이 아버지 : 아영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의미 있는 행동, 삶의 의미를 찾았으면 좋겠기도 하고 다른 사람 몸에서라도 삶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증을 결정하게 됐죠.]
아영이를 떨어뜨린 간호사는 신생아들 얼굴을 치는 등 상습 학대한 혐의까지 더해져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달 징역 6년형이 확정됐습니다.
가해자는 지금까지 사과 한 번 없었습니다.
당시 사건이 알려지자 신생아실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없던 일이 됐습니다.
잠든 모습이라도 괜찮으니 아이를 만나는 게 좋았던 아버지.
힘든 결정 끝에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아영이 아버지 : 작은 몸에 갇혀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어요.]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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