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완전히 새로운 2028학년도 수능
응시영역·평가체제 등 전면 개편을
현 수능의 정체성은 단지 점수를 만들어 한 줄 세우는 시험이다. 하지만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은 학생이 미래를 살아갈 역량과 능력과 태도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문제를 1분 남짓 시간에 풀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무지막지한 양의 문제집을 반복적으로 풀어서 정답을 찾는 기술과 감각을 익혀야 한다. 사교육비도 문제지만, 그 많은 돈을 쓰고도 정작 학생은 수능이 끝나면 어디에도 쓸 곳이 없는 불필요한 기술을 익혀야 하는 현실이 더 큰 문제다. 수능 한 줄 세우기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수능이 보인다. 그리고 새로운 수능의 전제는 수시 폐지와 새로운 정시모집 설계라는 대입 체제 개편이다. 왜냐하면 수시, 정시가 분리된 현실은 수능에 과도한 변별력을 요구하며 학생들을 수능 문제 풀이에 매진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능의 목표는 학생이 미래를 살아갈 능력과 자질을 키울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을 개혁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수능을 고려해 볼 수 있을까. 첫째, 수능 응시 영역을 수학, 과학, 인문이라는 3개 영역으로 축소한다. 수학과 과학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일반선택까지 출제하고, 새로운 인문 영역은 국어, 사회 등 다른 과목을 포괄한다. 영어와 한국사는 수능에서 배제하고 공인 인증시험으로 대체하고 원하는 대학은 지원 최소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학생은 고등학교 입학 후 언제든지 여러 번 영어와 한국사 공인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둘째, 인문 영역은 논·서술형 문항으로 출제하여 절대평가를 한다. 이를 위해 일부 과목부터 내신 논·서술형 평가를 시행하고 각 교육청은 내신 논·서울형 평가 지원센터를 만들어서 교사를 새로운 평가 방식에 익숙한 전문가로 양성한다. 수능 인문 영역은 각 교육청의 내신 논·서술형 평가 지원센터에서 고교 교사가 교차 평가한다. 지역을 교차하여 서울 학생의 답안은 경기도 센터에서 채점한다. 수학과 과학은 선다형 평가를 유지하고 인문 영역처럼 절대평가를 한다. 최상위권 대학과 의약 계열은 수능만으로 변별되지 않을 수 있지만, 학생부와 수능을 활용한 새로운 종합평가 방식으로 1단계 선발을 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추가한다면 대학은 합불을 결정할 수 있고 전형 기간도 부족하지 않다. 대통령이 결심하면 얼마든지 실행 가능하고, 이 결심으로 대통령은 역사에 남는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 스페인문학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