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2023. 6. 29. 23: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All or nothing(전부 혹은 전무)'의 사고는 중간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고, 양 극단적인 경우만을 상정하는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뜻한다.

이러한 흑백논리는 동물권에 대한 논의에서 종종 반론으로 등장하는데, 이를테면 완벽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의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너는 완벽하게 실천하지 않으니 동물권을 논할 자격이 없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ll or nothing(전부 혹은 전무)’의 사고는 중간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고, 양 극단적인 경우만을 상정하는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뜻한다. 이러한 흑백논리는 동물권에 대한 논의에서 종종 반론으로 등장하는데, 이를테면 완벽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의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너는 완벽하게 실천하지 않으니 동물권을 논할 자격이 없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서 비거니즘을 완벽하게 실천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개인의 굳은 의지로도 힘들 것이다. 인간의 동물들에 대한 의존은 참으로 뿌리가 깊고, 인간이 평생 홀로 살아가며 스스로 소비하는 모든 제품(의약품 포함)을 생산해내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때로 고기를 먹더라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건 제품을 취하지 못하더라도, ‘덜 소비하려는’ 행동이 평가절하될 수는 없다.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언가 하나라도 시작하는 게 당연히 낫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고통이나 희생에 관심 없던 누군가 어느 날부터 동물들의 삶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또 누군가 동물을 위한 한 가지 행동을 실천하고 있다면 그 행동만으로도 충분히 격려받을 만한 일이다.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비난은 이제 막 결심을 행동으로 옮겨보려는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 한 명의 완전한 채식주의자보다 다수의 유연한 채식주의자 및 채식지향인이 지구에 더 도움이 된다는 말처럼, 개인의 ‘완전성’보다 중요한 것은, (유연함이 용인됨으로 인하여) 더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동물들의 현실을 개선할 행동에 참여하는 것일 테다.

따라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축제나 하나의 문화처럼,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는 비거니즘, 제로웨이스트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더더욱 반갑다. 이러한 움직임이 부담 없는 모습으로 계속 이어지고, 확산되면 좋겠다. 결국 ‘완벽히 실천하느냐’보다는 ‘실천하느냐, 않느냐’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 그러니 우리는 기왕이면 부족함을 찾아내 비난하기보다, 서로를 격려해주면 어떨까.

박주연 변호사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