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막아선 고양이 공기총으로 쏴 죽인 60대 엽사

길고양이를 공기총으로 쏴 죽인 60대 엽사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길을 막아섰다는 이유로 이같이 범행했는데, 경찰은 그가 가진 총기 두 정을 폐기할 예정이다.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서귀포경찰서 제공)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귀포경찰서는 동물보호법과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7시 10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한 도로에 있던 길고양이 한 마리를 공기총으로 쏴 죽인 혐의를 받는다. 총포 소지 허가가 있더라도, 허가받은 용도 외에 총기를 사용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A씨는 공기총으로 길고양이를 쏜 뒤 그대로 차를 몰고 갔으며, 당시 총소리를 듣고 놀란 주민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죽은 고양이 부검을 통해 목 부위에 박힌 총알을 확인하고, 총포 불출(拂出) 기록을 검토한 뒤 피의자를 A씨로 특정해 출석을 요구했다.

A씨는 수년 전부터 총포 소지 허가를 받아 까치와 까마귀 등 유해 야생동물 포획 활동을 해 왔다. 서귀포시는 매년 유해야생동물 대리포획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해조수로 지정된 까치·까마귀를 포획하면 마리당 5000원을 지급한다. A씨는 범행 당일에도 “까마귀 잡으러 간다”며 경찰서에 보관해 둔 공기총을 받아 갔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시인하며 “유해 야생동물을 잡으러 가는 중에 고양이가 길을 막고 있어, 경적을 울려도 비키지 않자 우발적으로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경찰에 총기 소유권 포기 각서를 냈다. 총기는 폐기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