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니라고요!”…마약 중독 부정하며 35%만 단약 시도 [탐사K] [‘약’한 사회, 마약을 말하다]
[앵커]
마약이 위험한 건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자신은 중독이 아니라고 착각하고, 그러다보니 약을 끊으려는 시도 자체를 안 합니다.
마약에 손을 댄 뒤 끊어보려고 한 사람은 3분의 1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용덕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약에 취해 있으면서도, 심지어 붙잡혀 수사를 받으면서도, 중독됐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김OO/마약 중독 경험자/음성변조 : "(형사님이 네가) 중독된 것을 인정하냐 안 하냐. 그때 아니라고 했거든요. 내가 왜 중독자예요?"]
[고OO/마약 중독 경험자/음성변조 :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나는 중독자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KBS 실태 조사에서 마약 경험자의 70% 이상이 중독 같은 건강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일단 마약을 접한 이상 이미 중독이 시작된 상태인데도 부정하는 겁니다.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장 : "(영화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헛소리하고 앉아있잖아요. 그 정도는 돼야지 마약중독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나는 주말에만 가끔 하고 클럽 가서만 마약 하고 일도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다니고 있는데 내가 마약 중독자?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중독을 인정하지 못하니, 다른 사람과 달리 자신만은 언제든 마약을 멀리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이런 착각이 마약을 끊을 시도 자체를 하지 않게 만듭니다.
실제로 2회 이상 마약 사용자 가운데 35% 만이 단약을 시도했습니다.
끊었다고 답한 사람은 4명 중 1명이 채 안 됐습니다.
타인에게는 감춘 채 결국은 치료 시기를 놓치고 심한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박성수/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우리 사회에서 상당히 악마화한다고 그럴까요? 마약류 범죄자들이 나오질 않아요. 치료나 재활센터에도 나오지 않고 피하려고만 하죠."]
마약 경험자의 절반 이상은 10, 20대에 처음 마약을 사용했습니다.
뒤늦게 깨달은 중독.
잃은 건 젊음이었습니다.
[고OO/마약 중독 경험자/음성변조 : "(재판)받는 과정에서도 울면서 계속 투약하고 정말 저 자신이 무섭더라고요. (추억이) 저는 아무것도 없어요. 약한 생각밖에 없어요. 인생 자체를 뿌리째 뽑아버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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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기자 (kospir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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