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술 집도하는 ‘의료기기 영업사원’…버젓이 대리수술

강예슬 2023. 6. 2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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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한 관절·척추 병원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환자를 수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의사가 옆에 있기는 했지만 한두 번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이런 '대리수술'을 했다는데 KBS가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영상 수십 건에 수술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단독 보도, 강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0년 문을 연 부산의 한 관절·척추 병원입니다.

프로야구선수협회 공식 주치의 병원이라고 홍보합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교수들이) 경험이 되게 많으세요. 엄청 잘하신다고 이렇게 소문이 났고..."]

이 병원의 인공 관절 수술 영상입니다.

하얀색 수술 우주복을 입고, 집게를 든 한 남성.

혈관 조직을 떼어내고, 망치질로 관절을 고정합니다.

["수건 하나만 주세요."]

이 남성의 말에 간호사가 자연스레 수술 도구도 전달합니다.

수술을 집도하는 이 남성, 의료기기업체의 영업사원입니다.

맞은 편에서 무릎을 잡고 있는 사람이 의사입니다.

[공익제보자/음성대역 : "무릎 수술할 때 입는 옷이 머리 쪽이 하얀색은 조무사나 영업사원이고,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건 의사거든요."]

또 다른 날.

십자인대 수술 장면입니다.

드릴을 든 남성이 내시경 화면을 보며 뼈를 뚫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의료기기업체의 영업사원입니다.

[신현호/의료소송전문변호사 : "환자 몸에 손대는 건 간호사도 안 돼요. 만약 이 사람이 (영업 사원이라면) 이건 거의 실형감이에요."]

의사는 이번에도 환자의 무릎만 잡고 있습니다.

[전진한/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 "수술을 할 수 있게 잡고 이러는 거는 학생이 하거나 아니면 인턴이 하거나..."]

대리수술 의혹 영상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서른 건에 이릅니다.

공익제보자는 3년 전 개원 후 지금까지 대리수술이 계속돼왔다고 증언합니다.

[공익제보자/음성대역 : "전반적으로 일상화돼 있고요. 수술에 참여하는 업체 직원들이 가끔 우리 직원인 것 같은 착각도 들고..."]

병원 측 법률대리인은 의사가 모든 수술을 했고, 나머지 인원들은 보조만 했다며 의료법 위반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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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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