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차관급에 '극우 유튜버' 내정…어떤 방송했나 찾아보니
김채환 '시사이다' "문재인 생체실험한 셈" "촛불시위 중국인 다수 참여"
"KBS 민노총에 완전 장악…TV수신료 최종 결론 KBS-MBC 민영화"
민주당 "기막힌 인사, 어떤 경위로 인사했나"
박용진 "극우 막말이 출세 지름길이냐"
대통령실 "일방적 주장, 앞으로 지켜보자"
[미디어오늘 조현호, 노지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발표한 다수의 장차관급 인사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야당, KBS 등에 막말을 해온 극우유튜버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내정해 반발이 크다.
대통령실이 밝힌 김채환 공무원인재개발원장 내정자 이력을 보면, 1961년생으로 전남대 사회학과를 나왔고, 전 서울사이버대 교수다. 하지만 김 내정자가 현재까지 하고 있는 것은 '김채환의 시사이다'라는 유튜브 방송이다. 영상들을 보면,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막말 등이 담겨 있다. 영상에는 촛불시위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했다거나, 문재인 대통령이 군인들에게 생체실험이나 다름없는 짓을 했다, KBS가 완전히 민노총에 장악돼 있다, TV수신료 분리의 결론은 KBS MBC 민영화다 등의 주장이 나온다.
김 내정자는 지난 16일 쇼츠 영상 <중국 오마오당, 1천만댓글 인해전술>에서 “중국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중화사상이라는 국뽕에 매몰돼 있어서 아무리 영주권을 얻어서 그 나라에 동화되는 듯 보이더라도 결국 중국의 국가이익이 걸린 경우에 그들은 중국 공산당의 세포조직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박근혜정부 말에 촛불시위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한 것을 알고 계십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중국 공산당에는 1000만 오마오당이라는 댓글부대가 있어서 특정국가의 정치적 트렌드를 좌우할 수 있는 인터넷 인해전술을 사용해온 나라, 이것이 중국의 실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도 막말을 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5월28일 방송 <[핵심요약] 그때 문재인은 왜 그랬을까?>에서 지난 2021년 8월4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전군지휘관회의에서 문재인이 충격적인 지시를 내렸다며 “군인들의 마스크를 벗게 하라는 지시였는데, '이것은 코로나 집단면역의 효과, 변이대응성, 치명률 등에 대한 관찰과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연구사례가 될 수 있다'는 지시였”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이 사람이 제 정신으로 보이느냐”며 “군 통수권자가 군인을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려는 지시를 내린 셈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이 사람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있는 것일까”라며 “끓어오르는 분노 때문에 지금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고 방송했다.
최근 방송계 이슈인 KBS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도 이미 3개월 전에 언급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3월10일 <좌파간첩들, 설마 여기까지 침투할 줄은>에서 대통령실이 KBS 수신료 징수 여론전을 하던 것을 두고 “최종적인 결론은 KBS MBC 등 말만 공영방송이면서 방송의 공정성을 일관되게 무시해온 이 방송사들은 민영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KBS TV 수신료 분리는 빠른 속도로 KBS TV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KBS가 민노총에 완전히 장악된 방송사라는 충격적인 증거가 있다”며 “KBS 전체 직원이 4400여명인데, 그 중 간부급 600~700명을 빼면 3800여명, 이 3800여명 직원들 중 민노총 소속된 노조원이 무려 2540명에 이른다. 이것은 한마디로 KBS는 민노총의 방송이라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는 “건설현장에서 민노총이 어떤 무지막지한 횡포를 부려왔는지 보도를 통해 잘 보셨듯이 머리굴리는 인간들이 포진하고 있는 방송사에서라면 얼마나 더 지능적인 노조활동이 있었겠느냐”며 “건설노조의 노조원과 언론노조의 노조원이 다르겠느냐. 초록은 동색인데, 안그러겠느냐. 안 봐도 비디오”라고 방송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기가 막히다, 막말 유튜버가 출세의 지름길이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극우 유튜브 그만 보라고 하니 아예 극우 유튜버를 고위직에 임명하느냐”고 비판했다. 김채환 내정자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군인을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방송을 한 것과 관련해 한 대변인은 “황당무계한 가짜뉴스를 유포한 장본인”이라며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거짓선동이나 하는 사람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에 등용하다니 정말 기가 막히다”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도대체 어떤 경위로 김채환 내정자를 임명하게 됐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고 극우 인사들과 어울리며 국정의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는 즉각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 정신으로 안 보이는 사람이 자꾸 요직에 앉는 정권”이라며 “극우막말 유튜버가 윤석열 정권 출세 지름길이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정말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731 부대로 만드는 극우 보수 유튜버”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자꾸 한줌 극우보수 유튜버를 위한 정권이 되고 있으니 사람들이 수능 정책도 천공 영상보고 했나보다 수군거리는 것”이라며 “극우막말 유튜버 정권이 되지 말아달라. 부탁이다”라고 썼다.
김채환 내정자의 방송에 단골소재로 등장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누가 보내줘서 봤는데 흥미롭다”며 “이분이 공무원 인재개발원장으로 어떤 경위에서 선임되셨는지 모르겠지만 유튜버로서 재미있는 컨텐츠 많이 하시던 분”이라고 표현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방향으로 대한민국 공무원들을 교육하실 것 같다”고 반어적인 평가를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가 유튜브에서 극우발언, 가짜뉴스를 많이 했는데, 체크가 됐건가', '가짜뉴스로 공무원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과연 적당한 것이냐'는 질의에 “가짜뉴스로 공무원을 교육한다, 이것은 일방적인 주장이겠죠”라며 “이번에 임명된 분(김채환 내정자)이 어떻게 이끌어가는지 한번 잘 지켜보시죠”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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