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00억 사기범' 피해자들이 잡았는데…"명단에 없다" 풀어준 경찰
가짜 명품 시계를 담보로 500억 원을 가로챈 사기범 소식 전해드렸죠. 도망 다니던 사기범을 피해자들이 찾아 신고했지만, 경찰이 정작 잡았다 놔주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명수배를 미리 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결국 하루가 지나서 다시 붙잡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가 내리던 지난 26일 새벽 4시쯤 세종시의 한 도로변입니다.
흰색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우산을 쓴 경찰 두 명에게 연행되고 있습니다.
진짜라고 속인 짝퉁 명품시계를 담보로 5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가로챈 진모 씨입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에도 안 나오고 도망을 다닌 진씨를 피해자들이 찾아내서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그런데 어렵게 잡은 사기 혐의자 진씨를 경찰은 바로 풀어줬습니다.
조회를 해봤더니 수배자 명단에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진씨는 풀려난 뒤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에게 전화해 조롱했습니다.
[A씨/피해자 : (진씨한테) 전화가 오더니 어떡하냐, 하늘이 형을 계속 돕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약 올리더라고요. 그러면서 나 절대 못 잡아, 나 이제 더 숨을 거고…]
출동한 세종 경찰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세종남부경찰서 관계자 : 우리는 (수배) 입력이 안 돼 있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그냥 풀어준 거죠.]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B씨/피해자 : TV도 나온 상태이고 여러 피해자들이 계속 신고를 하는 상태인데 수배가 안 떨어져 있는 거예요. 경찰 쪽도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강남경찰서는 뒤늦게 지명수배를 내리고 하루 뒤 진씨를 다시 잡았습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특수 수사 기법을 동원해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VJ : 한재혁·장지훈·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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