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티샷도 안 했는데 캐디피 3만원?...황당한 골프장 분쟁
‘티오프’ 또는 ‘홀 아웃’ 등
골프장마다 규정 달라 혼선
“아니 우리는 10번홀에서 세컨샷 하고 그린에 공이 올라간 뒤 폭우로 중단했더니 캐디피를 15만원 다 냈는데 알고보니 뒷 팀은 티샷만 하고 그만뒀다고 8만원만 내라고 하니 무슨 규정이 이렇습니까.”
최근 강원도 한 골프장을 방문한 A씨는 프런트에서 정산을 하던 도중 언성을 높였다. 이해할 수 없는 요금적용 때문이다. 이날 두 팀이 방문했는데 10번홀에서 폭우로 인해 중간에 짐을 싸서 내려왔다. 한 팀은 티샷만 했고, 앞선 팀은 세컨샷을 한 뒤 그린에 오르던 도중 포기하고 말았다.
골프장측은 “그린피는 홀별 정산으로 10번홀을 완료하지 않았기에 9개홀을 정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 캐디피에서 발생했다. 세컨샷을 하고 그린까지 오른 앞팀은 15만원을 냈고 티샷만 한 뒷 팀은 8만원만 내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또 카트피도 뒷 팀은 5만원, 앞 팀은 10만원을 냈다. 단 한번의 샷으로 한 팀당 12만원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A씨의 항의에 운영팀장이 나서 “캐디피 정산법에 대해서는 카트 운전석에 붙어 있어서 다 공지됐다”며 “우리 골프장은 후반홀에 대한 개념은 원래 ‘10번홀 티샷’을 기점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뒷 팀은 사실 티샷만 해서 도의상 8만원만 받았는데 이렇게 항의하니 그 팀도 7만원을 더 달라고 얘기 해야겠다”며 엄포를 놨다.
일단 그린피는 이제 논란이 많지 않다. 많은 골프장들이 최근에는 ‘홀별 정산’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여전히 ‘3홀 기준 정산’ 등 나름의 정산법을 적용한 곳도 많다.
이 뿐만이 아니다. 캐디피와 카트피를 악천후시 중간 정산하는 방법도 골프장마다 다르다. 또 후반홀 시작의 개념을 ‘10번홀 티샷’, ‘10번홀 퍼팅 마무리’ 등 적용하는 기준도 다르다.
이 때문에 골퍼들이 낭패를 당하지 않거나 당황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라운드 전 골프장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악천후시 캐디피도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B씨는 여주의 한 골프장을 방문했지만 라운드 시작 전부터 폭우가 쏟아져 결국 라운드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리려 했지만 프런트에서 “캐디피 3만원을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캐디를 보지도 못했고 골프채를 잡아 보지도 못했기에 더욱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골프장 측은 “캐디는 골퍼가 라운드를 하기 전에 출근을 하고 골프백을 싣고 라운드 준비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골퍼가 배려를 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다른 골프장은 1번홀 티샷 전 악천후로 라운드를 못하게 될 경우 캐디피를 내지 않아도 된다.
산악 지형에 많이 자리잡은 터라 골프장마다 당일 기상 상황이 다르기에 나오는 분쟁도 있다. 바로 ‘무조건 현장 방문 후 취소’ 규정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골퍼가 충북 충주에 있는 골프장으로부터 ‘노쇼 위약금’ 30만원을 내라는 문자를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이 골퍼는 “폭우가 내린다는 예고를 보고 라운드를 취소한다는데 왕복 4시간이나 이동해야 하는 게 말이 되냐”며 억울해 했고 골프장 측은 “당시 골프장에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여 실제 골프를 치는 고객도 많았다. 골프장에 와서 대기하고 있다가 상황을 보고 취소롤 해야 했다”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쇼골프가 운영하는 골프부킹사이트 엑스골프의 이수민 홍보팀 실장은 “골프장마다 캐디피 및 기타 요금이 달라 항의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악천후시 라운드 요령을 꼭 체크해야 불이익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라운드 시작 2시간 전에는 골프장에 반드시 전화해 현지 기상 상황 및 라운드 가능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폭우가 예고되어 있어도 골프장마다 강수 확률 및 상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 뒤 “만약 기상 상황이 안 좋아 취소를 할 경우에도 반드시 ‘내장 후 취소’ 규정을 갖고 있는 곳이 많아 한 팀에 한명이라도 내장을 해서 취소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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