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장마 이미 시작됐는데…아직도 '힌남노 복구 중'
오늘(29일) 밀착카메라는 작년 태풍 힌남노 때 큰 피해를 입었던 부산과 포항을 돌아봤습니다. 장마가 이미 시작됐는데도 공사는 아직도 하고 있었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온통 흙탕물입니다.
양쪽을 잇는 다리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평소엔 푸른 잔디가 양쪽에 있는 곳입니다.
지난해 태풍 힌남도로 피해를 입은 겁니다.
냉천 가장자리엔 마대 자루들이 높게 쌓여 있습니다.
물이 쉽게 넘치지 말라고 해둔 건데요.
작년보다 높이를 1m 정도 높였다고 합니다.
정비 공사는 지난달에야 시작했습니다.
[김말숙/경북 포항시 오천읍 : 뭐가 제대로 된 게 없어요. 주민들은 지금 불안에 살고 있어요. 이 동네는 물과의 전쟁이에요, 전쟁.]
냉천 바로 옆 아파트입니다.
역시 지난해, 하천 물이 넘쳐 주차장을 덮쳤습니다.
지금은 아스팔트가 뜯겨나간 바닥과 주차장으로 가는 계단만 남았습니다.
[신모 씨/냉천 옆 아파트 주민 : 제 차는 여기 있었는데 떠내려갔거든요. 여기서 더 이상 못 있을 것 같아서. 저는 이사를 하기로…]
둑을 세우는 공사는 지난주에야 시작했습니다.
[손영아/냉천 옆 아파트 주민 : 임시방편으로 이렇게 마대 자루 몇 개 갖다 놓고. (공사를) 아무리 빨리해도 장마가 시작됐는데. 장마 오면 또 똑같고, 똑같고…]
경북 포항시 제내리도 마찬가집니다.
이곳은 지난해 침수피해를 입은 집입니다.
벽지는 물에 젖어 다 떨어졌고, 장판도 들렸습니다.
방에서 곰팡이 냄새가 심하게 나서, 지금은 창고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도배를 새로 했지만, 다시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강옥선/경북 포항시 제내리 : 이렇게 시커메져, 자꾸 이렇게. 방마다 다 이래.]
침수를 막기 위해 새로 만든 임시 도로와 배수관도 허술합니다.
[김해식/경북 포항시 대송면 비상대책위원장 : 지금 장마철입니다. 비가 많이 오면 이거 지금 이래 놓고 물 다 빠지겠습니까?]
주민들은 이사를 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장명지/경북 포항시 제내4리 부녀회장 : 저 솔직히 비만 오면요. 어저께도요, 잠 안 잤어요. 밤새. 이제 트라우마가 생겨서 죽을 것 같아요.]
부산 민락수변공원도 지난해 태풍으로 엉망이 됐습니다.
올해엔 파도를 막는 벽을 새로 만들 예정인데, 장마가 시작됐는데도 공사는 진행 중입니다.
[박정년/부산 민락수변공원 상인 : 저리서 날아오고 저기서 날아오는데, 그거(입구) 한 가지만 막는다고 되나. 이 넓은 바다에서.]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문에 이곳에 있던 제방이 무너졌습니다.
지금은 같은 곳에 제방을 다시 세우는 공사를 하고 있는데요.
공사를 마치려면 일주일에서 2주일 정도가 더 걸린다고 합니다.
근처 가게 상인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부산 신암항 상인 : 엄청 늦었죠. (공사해달라고) 몇 번 말했는데도 예산 없다고 해서.]
지자체들은 예산을 확보하거나 큰 공사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합니다.
비와 태풍은 사람이 준비했을 때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언제든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 주민들에겐 당장 코앞에 닥친 현실입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박태용 / 인턴기자 : 정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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