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기간제 교사 호봉 차별 정당한가…소송 나선 교사들
[EBS 뉴스]
서현아 앵커
같은 일을 하지만 정규직이 아니어서 받는 차별 문제는 교단에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호봉 산정부터 차이가 뚜렷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기간제 교사들이 소송에 나섰는데요.
상당수 정교사들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박은선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정 교사와 기간제 교사가 어떻게 다른지 짚어볼까요?
박은선 변호사
최근 우리 법원이 정리한 것을 먼저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정교사와 기간제는 모두 교원자격증 소지자이지만 공립의 경우 임용고사에 합격한 이들만이 정교사입니다.
그리고 정 교사는 교육감이 임용하고 기관제 교사는 학교장이 고용하는 점.
정교사는 정년이 보장되지만 기간제 교사는 1년 이내 단위로 근무 계약을 하는 점 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쟁점은 호봉 승급에 관한 것입니다.
근무 기간 중에 호봉 승급 사유가 발생했을 때 정 교사는 어느 때라도 호봉이 승급됩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는 그렇지 않은데요.
바로 이러한 차별에 대해서 현재 소송들이 진행 중에 있기도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쟁점이 되는 게 호봉제입니다.
쉽게 말해서 근속 연수에 따라서 일정 비율로 연봉 인상이 이루어지는 제도인데 그런데 기간제 교사의 호봉제에는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박은선 변호사
네, 쉽게 이해를 하기 위해서 어느 기간제 선생님의 호봉획정표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분은 2020년 3월 1일에 A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계약을 체결하여 13호봉에 따른 보수를 받으며 근무를 시작했는데요.
이때 이분은 13년 10월 15일에 근무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만일 이분이 정교사라면 두 달이 지나면 12개월 즉 1년의 근무 경력이 채워지니 근무 중인 2020년 5월 1일부터는 14호봉으로 한 호봉이 올라가고 보수도 늘게 됩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인 이 선생님의 급여명세서를 확인해 보면 호봉과 보수에 변화가 없는 것이 확인됩니다.
2020년 이후 현재까지 계속 그와 같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간제 교사는 대부분 3월 1일에 계약을 체결하는데 그 계약 체결 시에 정해진 호봉이 계속 고정이 돼서 이후에 변동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근무 기간 중에 12개월이 채워져도 결국은 호봉이 고정됐기 때문에 절대로 호봉 승급이 일어나지 않는 거죠.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기간제 교사에게만 호봉을 고정하는 법이 존재한다 이런 말씀이실까요?
박은선 변호사
네 맞습니다.
경찰이나 교사 이런 공무원들은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는데 이 규정 제5조 별표11의 비고란을 보면 "유치원과 초중고의 기간제 교원에게는 호봉에 따른 봉급을 지급하되,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사유를 제외하고는 고정급으로 하고"라고 되어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사유는 딱 하나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한 경우만을 말합니다.
최근에 예규로 들어온 것인데요.
이걸 빼고서는 기간제 선생님이 어떠한 사유가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하셨다든지 호봉 정기승급 사유 12개월이 채워지는 일이 발생했다든지 이런 것들이 발생을 해도 호봉은 무조건 고정이 되게 됩니다.
이른바 고정급 조항은 기간제 교사가 자신의 경력과 그리고 어떤 취득한 자격을 모두 반영해서 그에 따라 호봉이 승급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련 소송들은 바로 이 부분이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이다 이런 쟁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고정급 조항은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박은선 변호사
고정급 조항을 만든 인사혁신처는 일단 이 조항을 만든 제정 취지 자체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와 신분이 달라서 기간제 교사에게 보수 체계를 달리 적용하기 위한 고정급 조항을 제정했다.
같이 신분이라는 용어까지 사용을 하면서 재정 취지를 설명하는데요.
우리 헌법 제11조는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합니다.
따라서 이 재정 취지 자체가 정당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인사혁신처는 호봉 승급 제도는 정교사의 장기 근속을 전제로 설계됐는데 기간제 교사는 1년 이내 단기간 근무하니 승급제를 적용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주장을 하는데요.
고정급 조항이 만들어졌을 그 2000년대와 2000년 1월, 그 정도와 지금은 상황이 굉장히 다릅니다.
현재 기간제 선생님들 중에는 20년,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신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면 우리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 정교사의 장기 근속이 필요하다면 기간제 교사의 장기 근속 역시 필요합니다.
세 번째로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원은 업무 권한과 책임, 채용 형태 등에 있어서 정교사와 다르다.
그러니 차별은 정당하다.
이렇게 또 주장을 하는데요.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는 일단 교원자격증이라는 자격 측면에서 동일하고 학교에서 생활지도와 수업 이러한 교육 활동을 하는 것이 또 동일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오히려 학교폭력 업무나 담임 업무 이런 일종의 기피 업무들은 오히려 기간제 교사들이 더 과중하게 한다.
이런 연구 결과들도 많습니다.
물론 임용고사 통과 여부가 다르죠.
하지만 이것은 입직 경로입니다.
보수라는 것은 동일 노동이라면 동일 임금이 주어져야 하기 때문에 그 외에 입직 경로로 보수를 차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간제 교사의 법적 지위 아니겠습니까?
이분들이 교육공무원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느냐도 쟁점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박은선 변호사
그것이 바로 핵심 쟁점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기간제 교사의 유래를 좀 아셔야 할 것 같은데요.
기간제 교사라는 용어가 법적으로 기간제 교원이라는 법적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7년입니다.
당시는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것을 표방해서 선택과목이 늘었고 또 영어나 수학의 이런 수준별 수업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존재해야 하지만 내년에는 그 과목이 없어야 한다는 이런 식의 어떤 교원 수급의 유연성이 필요해진 거죠.
그래서 정교사와 동일하게 일을 하지만 기관은 다룰 수 있는 그런 개념으로서의 기간제 교원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교육공무원법은 교육공무원으로서의 기간제 교사를 규정했습니다.
그래서 교원으로 포함을 시켰고 또 기간제 교사도 영리업무 금지 이런 등등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렇게 규정을 한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후에 2000년에 공무원보수규정에서 고정급 조항을 개정할 때 거기에 있던 임시교사라는 말을 기간제 교원으로 단순 대체해 버렸습니다.
기간제 교원의 특수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교육공무원으로서의 기간제 교원이라는 그 취지를 완전히 간과해버린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소송들의 의미와 전망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은선 변호사
먼저 기간제 교원은 정교사와 다르다.
그래서 차별받아도 된다 라고 한다면 기간제 교원은 사실 정교사의 교육의 공백을 위해서 등장을 하는 건데 그렇게 공백이 100% 대체가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교육에 문제가 생기고 국가의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기간제 교원이 정교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정을 해야 하는데요.
이 소송에서 보다 중요한 의미는 이 소송이 굉장히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소송의 주체들 당사자분들은 당연히 기간제 선생님들입니다.
그런데 소송비용이나 이런 여러 가지 지지와 후원을 하고 계신 분들이 정교사 선생님들이 상당수입니다.
예컨대 지금 민사소송으로 보수에 대한 소송은 지금 정교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교조의 기획소송으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헌법소원의 기간제 선생님들 52명이 지금 청구인들인데 이 소송의 대부분의 소송비를 후원하신 분들은 정교사 선생님들입니다.
한마디로 교직사회의 연대가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관련 소송들에 대한 최종 결정과 판결이 올해 안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이러한 선생님들의 마음을 반영을 해서 차별을 철폐하는 그런 결정을 내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합리적인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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