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FA, 생각도 못했는데…" 트레이드 두 달만에 깜짝 다년계약, 베테랑도, 아내도 놀랐다[광주 인터뷰]

박상경 2023. 6. 2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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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빨리 사인하라'고 하더라구요(웃음)."

보상 선수와 두 번의 FA, 그리고 트레이드까지.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2017년 삼성 라이온즈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고, 2020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계약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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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타격하고 있는 키움 이원석.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7/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내가 '빨리 사인하라'고 하더라구요(웃음)."

보상 선수와 두 번의 FA, 그리고 트레이드까지.

키움 히어로즈 이원석(37)은 말 그대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2005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인생을 시작한 그는 2009년 FA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향했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2017년 삼성 라이온즈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고, 2020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4월엔 키움 김태훈과 트레이드돼 대구에서 서울로 둥지를 옮겼다.

키움은 28일 이원석과 2+1년 최대 10억원 다년 계약을 발표했다. 내년까지 시즌을 마치면 세 번째 FA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는 이원석은 주저 없이 사인을 택했다. "계약 전날 밤에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힌 이원석은 "즉시 아내에게 전화를 하니 너무 좋아하면서 '빨리 사인하라'고 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1회 호수비로 만루 위기를 넘긴 키움 이원석 1루수.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7/

4월 한 달간 타율이 무려 3할9푼4리에 달했던 이원석은 5월 타율이 1할5푼8리까지 추락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자신을 불러준 팀이나 활약을 기대한 팬 모두에게 얼굴을 들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월간 타율이 2할9푼2리까지 상승하면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원석은 "스트레스가 많았다.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셨는데 개인 뿐만 아니라 팀 성적도 좋지 않아 '괜히 왔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도 모르게 성적을 신경 쓰게 되고, 타율에 연연하는 모습도 있었다"며 "마음을 비우고 전력분석 파트 조언을 받아 실행하려 한 게 지금 그나마 괜찮은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다행히 팀 성적도 괜찮아지고 있어 (마음의 부담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에 얻을 수 있었던 세 번째 FA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이원석은 "전혀 없었다. 내년까지 내가 뛸 수 있을 것이란 보장도 없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친 뒤 "여느 베테랑이나 비슷한 마음이겠지만, 매년이 마지막이란 생각 속에 '1년만 더 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2~3년 전부터 야구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시즌 중 다년계약을 해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다년 계약 후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감독님도 '마흔까지 야구할 수 있게 돼 부럽다'고 하시더라"고 웃었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이적 첫 날 선발 출전하고 있는 키움 이원석.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7/

이원석을 붙잡은 키움의 의지는 '첫 우승'이라는 비원과 일맥상통한다. 젊은 힘에 안정감을 더할 수 있는 베테랑의 경험, 그리고 기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에 대해 압박감도 주지 않는다. 때문에 더 과감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키움의 분위기를 밝힌 이원석은 "멘탈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시스템도 너무 잘 갖춰져 있다. 선수들이 일찍 출근해 운동하고 경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어릴 때 저렇게 했다면 (성적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1'까지 채우려 노력해야 한다. 그때(40세)까지 할 수 있다면 굉장히 잘 하는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며 "우승 반지는 늘 갖고 싶은 것이다. 모든 팀원들이 갈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며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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