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입지 노리고 '역전세 세팅'…동탄 전세사기 6명 재판행

연합뉴스

삼성전자 등 대기업 주변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높다는 점을 노리고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200억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5부(장윤영 부장검사)는 사기 혐의로 화성 동탄에 오피스텔 268채를 소유한 임대인 A씨 부부와 43채 보유 B씨, 이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전세계약을 진행했던 공인중개사 C씨 부부 등 총 5명을 구속 기소하고, B씨의 아내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부부는 2020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화성 동탄 등지의 오피스텔 268채를 사들이고 임차인 138명과 임대차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등 170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B씨도 2020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같은 방식으로 동탄의 오피스텔 43채를 매입한 뒤, 계약이 만료된 임차인들에게 44억여원의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다.

공인중개사인 C씨 부부는 이들의 범행 사실을 알고도 업무를 도우며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인근에 삼성전자 등 대규모 사업장이 있어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높은 동탄을 '역전세 세팅' 지역으로 노렸다. 이들은 당시 세금 인상 우려로 오피스텔이 급하게 팔리던 점도 악용해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역전세 오피스텔 매물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 부부는 무자본 갭투자 사실을 숨기고 "임대인들이 재력가다", "임대인이 시어머니로부터 오피스텔을 증여받은 것"이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차익으로 얻은 수익 대부분을 오피스텔 관련 세금이나 생활비, 사치생활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대규모 무자본 갭투자 전세사기 사건"이라며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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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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