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닷새 만에 신생아실서 의식불명 빠진 아영이…4명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김동환 2023. 6. 29. 20: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태어난 지 5일 만에 신생아실에서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에 빠진 3세 여아가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2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유족 등에 따르면 2019년 10월부터 의식불명 상태였던 정아영양이 전날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장·폐·간·신장을 또래 환자 4명에 기증
산부인과 바닥에 떨어져 뇌사...인공 호흡기로 생명 유지하다 지난 28일 숨져
가해 간호사는 지난달 '징역 6년' 확정
생전 정아영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태어난 지 5일 만에 신생아실에서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에 빠진 3세 여아가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2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유족 등에 따르면 2019년 10월부터 의식불명 상태였던 정아영양이 전날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

정양이 기증한 심장과 폐, 간, 신장은 또래 환자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아영양은 태어난 지 불과 닷새 만에 의식을 잃는 사고를 당했다.

산부인과 바닥에 떨어져 의식불명에 빠진 뒤 인공호흡기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대학병원 통원 치료를 하며 지내왔다.

아영양에게는 6세, 8세 많은 오빠가 두명 있었지만 세남매는 한번도 함께 뛰어놀지 못했다.

아영양 사고에 간호사 학대가 의심되면서 이 사연은 ‘아영이 사건’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불리며 널리 알려졌다.

사건을 접한 많은 이들이 아영양의 회복을 간절히 바랐으나, 지난 23일 갑작스러운 심정지가 발생했고 그 충격으로 뇌사 상태에 빠져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아영양의 부모는 “아이가 세상에 온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아영이가 어디선가 다른 몸에서 살아 숨쉬길 바라고 다른 이를 살리고 싶은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아영양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는 “많이 아프고 힘들었을 텐데, 그 조그만 몸으로 지금껏 온 힘을 다해 버텨줘서 고마워”, “다음생에 한번만 더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줘”, “그땐 우리 호호 할머니가 되도록 오래도록 추억 쌓아보자” 등 가슴 아픈 인사가 담겼다.

장례는 이날부터 사흘간 양산 부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정아영양의 부모가 아이에게 쓴 편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업무상 과실치상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가해 간호사는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부산의 산부인과 병원 간호사로 일하던 A씨는 2019년 10월 5∼20일 신생아실에서 한손으로 신생아 다리를 잡고 거꾸로 들어 올려 흔드는 등 14명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아영양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낙상케 해 두개골 골절상 등으로 의식불명에 빠지게 하는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자신의 근무 시간 이전에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내세운 A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