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방화 살인미수 피의자 구속…"도주 우려"

이틀만에 체포…"죽어버리려고 그랬다"
25일 자원순환센터에 방화…4명 부상
살인미수 혐의 적용…'사제권총' 검색

[서울=뉴시스]정진형 박광온 기자 = 자신을 따돌렸다는 이유로 동료들을 살해하려고 일터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남성이 29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미수,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오전 9시58분께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출석한 A씨는 불을 지른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냥 죽어버리려고 했다"며 "그냥 사는 게 고달파서 그냥 죽어버리려고 그랬다"고 답했다.

그는 '직장동료들이 따돌린 게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가끔 그랬다. 뭐 그랬다"고 답했다. '사제권총'을 검색한 이유에 대해선 "그런건 나도 기억 못하는 거다. 우리도 누군가 뭔 테러에 나오면 검색하고 그러지 않느냐"고 했다.

범행 도구인 휘발유 통은 언제 준비했느냐는 질문에는 "하루 전날"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28분께 영등포구의 한 자원순환센터 컨테이너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불로 안에서 근무하던 직원 4명이 크고 작은 화상을 입었고, 이중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범행 직후 집에 휴대전화를 놔둔 채 잠적했던 그는 경기도 광명시, 서울 금천구 등 일대에 숨어있다가 도주 이틀만인 27일 오후 8시10분께 집 앞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초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적용했던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그가 동료들을 살해하려는 의도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살인미수 및 현주건조물방화로 혐의를 변경했다.

A씨도 경찰 조사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인격적으로 비하를 당해 (동료들을) 죽이고 죽으려 했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영등포구 자원순환센터 일용직 노동자인 A씨는 근무 당시 업무를 게을리 했다는 이유로 나머지 동료 4명과 갈등을 빚어왔고, 범행 당일에도 지각해 동료들에게 지적을 받자 곧장 휘발유 통을 가져와 방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한 결과, '사제권총' '용산구청장' 등의 검색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용산구청장 검색 기록은 범행과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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