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부산 미술의 정체성을 찾아서

최재훈 2023. 6. 29. 20: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부산] 일제강점기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부산 미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영점'.

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가장 오래된 '영가대'.

조선통신사가 해신제를 지냈던 누각 '영가대'는 사라지고 대신 일본 전차가 자리한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상실의 시대, 식민도시 부산을 보여줍니다.

1928년 창립한 부산미술전람회에서 임응구, 양달석, 김종식 등이 잇따라 수상하며 부산 근대화단을 이끕니다.

해방과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격동 속에 부산은, 문화예술 1번지였습니다.

일본 유학파와 서울 화단, 그리고 부산화단이 공존하는 부산에서 부산 미술계는 독자적인 정체성을 찾으려 향토적 리얼리즘을 강하게 추구하며 부산 풍경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사진은 '살롱주의'에서 벗어나 시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정인성과 임응식은 '생활주의 리얼리즘'을 이끌었습니다.

[박효원/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이 전시는 한국 미술사 흐름 속에 부산 미술의 위치를 조명하며 부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더욱 선명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서양기술로 만들어진 TV로 한국문화를 상징하는 돌탑을 쌓고, 6개의 기법으로 그린 하나의 풍경화로 미술의 경계를 넓히는 등 실험적인 작품을 추구했습니다.

1960~70년대 서구 미술 사조를 수용하면서도 한국적 정체성을 찾으려는 화단의 노력은 여백을 품은 단색화를 유행시킵니다.

색을 단순화하면서도 성냥, 실 등 다양한 재료들을 캔버스에 끌어들여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추상에서 형상'으로 미술의 표현성 회복을 주장하며 등장한 형상주의는 부산만의 색깔을 담았습니다.

[박효원/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특히 1980년대 전국에서 주를 이루었던 민중미술과는 달리 부산에서는 부산 형상미술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부분은 부산의 특수성과 고유성을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1998년 부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하고 2002년 부산비엔날레가 국제적 미술 행사로 발돋움하면서 부산미술은 다양성의 시대를 맞습니다.

비디오, 필름, 컴퓨터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며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동참합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2,900여 점 가운데 10%는 아시아 작가 작품입니다.

아시아 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부산미술관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개관 이후 첫 '소장품 선집' 발간을 기념해 마련됐습니다.

[기혜경/부산시립미술관장 : "내년도부터 리노베이션이 들어가고 미술관을 전체적으로 닫은 상황에서 우리를 가장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선집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런 것들이 가능하도록 꾸며서 처음으로 선집을 출간했습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품어온 부산 미술만의 독창적인 역사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