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넣으면 1년에 5% 이자 준다고?”...고객 유혹하는 저축은행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3. 6. 2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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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수익성이 악화된 저축은행이 수시입출금통장인 파킹통장으로 단기유동성 관리에 나서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파킹통장 금리를 조절해 단기자금 계획에 따른 유동성을 늘리고 줄이는 모습이다. 다만 전체적인 수신규모 자체가 빠르게 줄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29일 기준 저축은행 업계에서 파킹통장 최고 금리는 연 5%다. 파킹통장은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지만 매일 잔액에 대해 고금리를 적용해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 27일 앱 전용 상품인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종전 연 2.8%에서 연 3.5%로 올렸다. DB저축은행도 기존에는 100만원 이하에 대해서만 연 2%를 적용했는데 이날부터 5000만원까지 연 3.5%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 중인 OK저축은행은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연 5%를 적용한다.

저축은행이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는 배경에는 지난해 10~11월 집중적으로 판매한 고금리 특판예금이 있다. 올해 만기를 앞두고 수신잔고와 이자가 대규모로 빠져나갈 수 있어 미리 파킹통장으로 단기 자금 유치에 나선 측면이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파킹통장은 금리가 다른 곳보다 조금만 달라도 자금이 빠르게 들어오고 나가는 특성이 있어 단기 자금 계획에 따라 유동성을 조절하기 적합하다”며 “고금리 예금 만기를 앞두고 또다시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끌어오기엔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서 파킹통장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악화된 것도 파킹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에 영향을 줬다. 주로 1년 단위로 판매하는 정기예금은 한번 자금을 유치하면 이자비용을 조절할 수 없지만, 파킹통장은 금리 조정분이 즉시 모든 잔액에 적용되기 때문에 유동성이나 비용을 비교적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저축은행마다 다르지만 파킹통장 금리를 관리하는 곳은 전체 수신 잔고에서 파킹통장 잔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15~20% 수준이다. 70% 이상은 정기예금이 차지한다. 대부분 가입자가 만기를 유지하는 정기예금과는 달리 파킹통장은 금리를 조정하면 단 며칠 사이에 수신 잔고가 수천억씩 움직인다. 하반기 경영 실적을 고려해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을 통해 자금 조절에 예민하게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좁아지자 저축은행 수신잔고는 빠르게 줄었다. 1월까지만 해도 120조8000억원에 달했던 수신잔액은 매달 약 2조원씩 줄어들어 지난 4월 기준 약 114조6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한편 2금융권 신용등급 하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주 들어서만 2금융권 3곳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일주일 새 신용평가사 2곳에서 등급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향후 6개월에서 2년 새 신용등급이 BBB+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고, 자산건전성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조달비용을 고려한 수익성 저하가 주 원인이다.

지난 28일에는 오에스비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오케이캐피탈은 지난 27일 신용등급 전망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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