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큰 홀몸노인 공동체, 나눔 실천하며 홀로서기 준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9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대안가족 허브센터 내 조리실.
개금3동 주민이자 '전력질주 협동조합' 소속 할머니 4명이 주문 도시락 10인분을 만들기 위해 모였다.
대안가족 자활공동체 활동의 일환이자 홀몸노인의 자생력·관계망 회복을 위해 출발한 전력질주 협동조합이 설립 7년째를 맞았다.
전력질주 협동조합은 개금 3동 8~10통 홀몸노인이 모여 사회적 가족(4~6명)을 구성한 뒤 정기 교류하는 대안가족 자활공동체 사업의 일환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市예산 끊겨 시장경쟁 본격 돌입
29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대안가족 허브센터 내 조리실. 개금3동 주민이자 ‘전력질주 협동조합’ 소속 할머니 4명이 주문 도시락 10인분을 만들기 위해 모였다. 이날 메뉴는 오리불고기 미역국 어묵볶음 동그랑땡 그리고 장아찌. 위생모와 마스크를 쓴 채 각자 맡은 작업에 집중하다 보니 1시간 만에 음식이 완성됐다. 도시락 용기에 푸짐하게 담아내자 “아이고 마, 이래 마이 주가 남는 거 있겠나” “마이 주야 또 오제. 팍팍 담아라”는 대화와 함께 웃음소리가 터졌다.
대안가족 자활공동체 활동의 일환이자 홀몸노인의 자생력·관계망 회복을 위해 출발한 전력질주 협동조합이 설립 7년째를 맞았다. 그사이 활발한 운영으로 마을 내 관계망을 더욱 두텁게 한 것은 물론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완전한 홀로서기를 위한 걸음마도 시작했다.
복지법인 우리마을은 전력질주 협동조합 조합원 수가 2019년 21명에서 지난해 47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반찬 판매 횟수는 36회에서 77회로, 1인당 월평균 수익은 8만 원대에서 16만 원대로 증가했다. 전력질주 협동조합은 개금 3동 8~10통 홀몸노인이 모여 사회적 가족(4~6명)을 구성한 뒤 정기 교류하는 대안가족 자활공동체 사업의 일환이다. 2017년 국제신문 기획 시리즈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가 계기가 돼 같은 해 설립된 뒤 노인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는 반찬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 초기 수익금은 사업비로만 사용됐지만 이제는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 반찬 만들기 행사에도 쓰인다.
협동조합이 성장한 만큼 홀몸노인들도 달라졌다. 경제적 수익을 얻은 것은 물론 고립감은 날리고 자아효능감을 얻음으로써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전력질주 협동조합 박영수(89) 이사장은 “사람들과 만나 일을 하니 재미있고 음식을 먹은 사람도 맛있다 하니 뿌듯해 조합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며 “돈이 문제가 아니다. 그냥 집에서 있을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전력질주 협동조합은 더 큰 성장을 위해 도전 중이다. 시가 대안가족 사업 지원 예산을 줄여 협동조합이 쓸 수 있는 사업비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진정한 시장 경쟁에 뛰어든 셈이다. 복지법인 우리마을 김일범 사무국장은 “노인을 수혜 대상으로만 보면 예산이 무한대로 들어간다. 전력질주 협동조합이 노인의 경제적 안전망을 확보하면서 고독한 삶을 예방하는 대표로 자리매김한 만큼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