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개념 없는 '간경변증'...치료법은?

한 번 굳은 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워

간은 화학물질이나 독소를 해독할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 대사에 관여한다. 간은 손상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려워 과도한 음주, 무분별한 약 복용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경변증은 소리 소문도 없이 다가와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초기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병이 진행한 뒤에야 피로감, 체중 감소, 구토 등이 발생하는데, 이때는 원래 상태의 간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단계다. 완치 개념이 없고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간경변증,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간경변증은 만성 염증이나 간세포 손상이 오래 이어지며 간에 흉터(섬유화)가 쌓인 상태다. 간의 형태도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모양이다. 간에 흉터가 많으면 간으로 피가 원활히 흐르지 않아 황달, 복수 등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위와 식도의 혈관이 부푸는 위식도 정맥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간으로 흘러야 할 피가 제대로 간을 통과하지 못하면 간문맥(위장관과 비장에서 나온 피가 간으로 들어가는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위와 식도의 정맥까지 팽창한다. 부푼 위식도 혈관이 터지면 많은 양의 피를 토하거나 혈변으로 이어진다. 출혈 그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간경변증 원인은 B형 간염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지속적이고 과도한 음주, C형 간염도 간경변증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이외에도 자가면역 간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간경변증에 영향을 준다.

간경변증으로 한 번 굳은 간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간경변증 치료 목표는 섬유화의 진행을 막고 간 기능 저하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서 금주와 함께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원인이라면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

간경변증 진단은 과거 병력을 확인하고 혈액, 초음파, CT 검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이뤄진다. 섬유화 정도를 확인하려면 조직검사가 원칙이지만 출혈이나 감염에 대한 우려가 있어 최근에는 초음파 검사를 이용한 '간 탄성도 검사'도 많이 시행하는 추세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정영걸 교수는 "간경변증은 완치의 개념이 없는 만성 질환이며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은 오히려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장기간 치료 및 관리법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최지혜 기자 (jhchoi@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