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인 예치 이용자들, 하루인베·블록크래프터스·델리오 기업회생 신청

하루인베·블록크래프터스는 '보정명령'…법인 소재 불명확한 탓
델리오는 보전처분 및 포괄적금지명령…하루인베, 재신청 준비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B&S홀딩스 간 관계도.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돌연 출금을 중단해 논란이 된 가상자산(암호화폐) 예치 서비스 하루인베스트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법원이 보정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인베스트 법인이 해외에도 있는데다, 모회사인 블록크래프터스와 사실상 '한 몸'인 것으로 알려진 탓에 정확히 어떤 법인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해야 하는지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하루인베스트에 자금을 맡긴 탓에 '도미노'로 출금을 중단하게 된 유사 서비스 델리오는 이날 법원이 보전처분 및 포괄적금지명령을 내렸다. 델리오는 회생 절차가 개시되기 전까지 모든 회생 채권이 동결된다.

◇하루인베·블록크래프터스도 이용자들이 '기업회생' 신청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루인베스트 이용자들은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를 통해 지난 21일 서울회생법원에 하루인베스트 코리아와 모회사 블록크래프터스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또 하루인베스트 출금 중단을 일으킨 하루 측 파트너사 '비앤에스홀딩스(B&S홀딩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도 신청했다.

하지만 하루인베스트 법인은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도 있다. 하루인베스트는 그간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우회적 방식'으로 국내 규제를 피해 영업해왔다. 직원은 대부분 국내에서 근무했으나, 법인 자체는 페이퍼컴퍼니 형식으로 해외에 설립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국내 서비스임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블록크래프터스가 만든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정확이 어떤 법인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지 명확히 해달라는 차원에서 보정명령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법인으로서 중소벤처기업부에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등록을 완료한 블록크래프터스는 지난 2020년 투자를 유치하면서 '하루뱅크(하루인베스트 전신)'에 투자금을 활용할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루인베스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유다.

따라서 이용자 측 법무법인은 기업결합, 기업 집단도산 등 법리를 활용해 신청서 내용을 수정한 후,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결합이란 개별 기업의 독립성이 소멸되고, 사업활동에 관한 의사결정이 통합되는 기업간 자본적·인적·조직적 결합을 의미한다.

하루인베스트와 블록크래프터스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같은 사무실을 사용해왔으며 사실상 '한 몸'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22일 하루인베스트가 전직원을 해고할 때도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가 블록크래프터스의 경영진을 대표해 블록크래프터스 전직원에게도 해고를 통보했다.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하면 하루인베스트와 블록크래프터스가 사실상 기업결합에 의해 '한 회사'나 다름없으므로, 이를 활용해 하루인베스트 '기업집단'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는 게 이용자들의 입장이다.

또 B&S홀딩스의 경우 현재 그 어떤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하루인베스트는 파트너사인 B&S홀딩스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출금을 중단하면서, B&S홀딩스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이에 하루인베스트 이용자들은 B&S홀딩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리오는 포괄적금지명령…채권 동결

한편 델리오는 확실한 국내 법인이므로 결과가 달랐다. 이날 서울회생법원 제14부는 주식회사 델리오에 대해 보전처분을 결정하고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델리오 이용자들은 하루인베스트 이용자들보다 늦은 지난 23일 법원에 델리오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채무자가 회생절차 개시 전에 방만하게 사업의 경영을 하거나 재산을 도피, 은닉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재산에 대한 보전처분 결정을 내린다. 이 경우 채무자는 델리오다.

또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무자에 대한 법률상 회생 절차가 개시되기 전까지 회생 채권자나 담보권자들이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가압류 등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델리오의 채권자들은 회생 절차가 시작되기 전까지 강제집행이나 가압류, 가처분 등을 할 수 없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