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간첩’ 발언 철회 촉구한 하태경 ‘반국가세력’ 尹 언급에는 “전 정부 아님을 명확히 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언급에는 “국가 안보에 대한 걱정이라는 것 명확히 해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간첩’이라는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장의 주장과 공개 석상에서 ‘반국가세력’을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잇따라 우려를 표했다.
명확한 근거가 없는 박 위원장 발언은 국민을 ‘간첩 불감증’에 걸리게 할 수 있고, 현행법에 ‘반국가단체’ 등 표현이 들어있는 만큼 윤 대통령 발언의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있었던 박 위원장 발언 기사를 공유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간첩 발언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보수 일각에서 박 위원장 발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명확한 근거가 없는 발언은 보수를 병들게 할 뿐”이라며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 정보위원장인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과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최근 간첩사건의 특징과 국가안보’ 토론회에 참석해 문 전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켰다.
자리에서 “최근 간첩단 사건이 나오는데 문재인 비호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대공 수사권 폐지를 비판하면서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기까지) 이제 6개월이 남았다. 70% 이상의 국민이 모르고 있다. 문재인이 간첩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발언했다.
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에 우호적이고 우리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은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전직 대통령을 북한의 간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 발언은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면서 “이런 식으로 아무나 간첩을 만들면 진짜 간첩이 나타나도 국민들은 무관심해지거나 믿지 않게 된다”고도 강조했다.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다’던 말에 처음에는 귀 기울였던 주민들이 소년의 거짓말이 계속 되자 늑대가 진짜로 나타났을 때 반응하지 않은 점을 끌어온 것으로 보였다.
하 의원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의 안보에 대한 큰 걱정은 이해한다”면서도, 국가보안법이 ‘반국가단체’ 관련 정의를 두는 만큼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언급 의미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전날 이야기를 짚었다.
하 의원은 “지금 굉장히 위험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반국가세력’이라는 센 발언은 국가 안보에 대한 걱정이지, 지난 정부를 간첩 세력이라고 보는 건 아니라는 걸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 축사에서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한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했다고 날을 세웠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언급 논란에 “지난 정부나 특정 정치 세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29일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언급하고 “일반적인 말씀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나라를 이끌어 가는데 제일 중요한 정책이 경제와 안보”라며 “우리 경제에 해가 된다면 그것은 반경제 세력이라고 볼 수 있고 안보에 해가 된다면 반안보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만약 반경제, 반안보 세력이 있다면 그것도 반국가세력이 될 수 있지 않으냐”며 “실제로 국가 이익에 반하는 안보, 경제적 주장을 하거나 책동하는 세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윤 대통령도)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윤 대통령 메시지는 일관되지만 메시지는 시간과 장소, 상황(TPO)에 따라 뉘앙스는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라며 “어제 참석한 단체는 6·25 전쟁 당시 반안보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TPO를 감안해 듣는 것도 괜찮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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