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막아서 홧김에” 길고양이에 공기총 겨눈 60대 검거
[KBS 제주] [앵커]
지난해 8월 제주에서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된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길고양이를 공기총으로 쏴 죽인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고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용한 평일 아침, 한 주민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마당 밖으로 나옵니다.
마을에 쩌렁쩌렁 울린 총소리 때문입니다.
주민의 눈에 띈건 총에 맞아 죽어가는 어미 길고양이 한 마리였습니다.
[주민/음성변조 : "땅땅 (총)소리가 났는데. 고양이가 거기서 막 고통스러워하는 거예요. 고양이들을 상대로 쏘고 다녔다는 게 이제 끔찍한 거죠. 너무 놀라서 그 날 하루 종일."]
총소리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총포 반출 기록과 주변 CCTV 등을 분석해 서귀포시에 사는 60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총포 소지 허가를 받은 이 남성은 유해 야생동물 포획 활동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피의자는 유해 야생동물을 잡으러 간다며 총기를 경찰서에서 받아가, 이곳에서 범행에 사용했습니다.
이 남성은 유해 야생동물을 잡으러 가는 중에 고양이가 길을 막고 있었고, 경적을 울려도 비키지 않아 우발적으로 총을 쐈다고 진술했습니다.
죽은 고양이 목 부위에선 납탄 한 알이 발견됐습니다.
제주에선 지난해 8월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개가 발견돼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김은숙/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 대표 : "(해마다 동물) 학대 사건의 범위라던가 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경찰이나 관할 부서에서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강력하게 수사를 한다는 걸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찰은 60대 남성을 동물보호법과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소유한 총기 2개도 모두 폐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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