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가려받는 간호간병통합병동? “의사로서 자괴감”
[앵커]
가족이 입원했을 때 따로 간병인을 쓰게 되면 요즘 그 비용이 하루 평균 12만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는 하루 2만 원 정도만 내면 간호사의 간병을 받을 수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일부 병원에서 치매나 중증 환자는 의도적으로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종합병원.
넉 달 전 80대 여성이 척추 골절로 응급실에 실려 왔습니다.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는 형편이라 담당 의사는 간병인이 필요 없는 간호간병 통합병동 입원을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통합병동 측은 해당 환자의 입원을 거부했습니다.
치매 초기 증상이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정○○/응급의학과 전문의 : "통합간호병동 입원시키라 했는데 통합간호 병실 간호사가 우리한테 통보하기를 '치매 시면 통합간호간병 입실이 안 된다' 통보가 와서…"]
또 다른 70대 여성 환자도 같은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제대로 된 안내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환자 보호자 : "그게 있었으면 저희는 응급실을 통해서 입원을 하셨겠죠. 신장이 너무 안 좋다고 하니까 그런데 그런 얘기 없고 보호자가 상주해야지만 입원할 수 있다, 그 이야기가 다예요."]
병상이 있어도 간호가 비교적 쉬운 환자를 가려받고 있는 겁니다.
의사 정 씨는 이런 관행에 자괴감까지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정○○/응급의학과 전문의 : "병상은 다 있었어요. 보통은 입원시키려고 하고 있는 환자들이, 입원 사례들이 있으면 먼저 병실부터 알아봐요."]
해당 병원 측은 환자를 가려받지 않았다면서도, 간호간병 통합병동에 대한 안내가 없었던 데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부 지침은 간호간병 통합병동 입원에 환자 상태나 질병군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통합병동 입원 환자 중 증세가 심한 중증 환자는 10명 중 1명 꼴에 그쳤습니다.
[이종성/국회 보건복지위 위원 : "간병 서비스가 절실한 중증 환자를 위한 서비스입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경증 환자 중심의 운영이 만연돼 있어 제도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복지부는 간호간병 통합병동에서 환자가 배제되고 있는 사례를 일부 파악했다며, 다음 달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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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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