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 지연에 발목… 제조업 체감경기 부진 ‘언제까지’

이강진 2023. 6. 2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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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격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경기 불확실성도 이어지면서 이달 제조업 체감 경기는 개선되지 못한 채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관련 업종에서 미래 경기 상황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음달 업황 전망은 악화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 및 수출 부진, 반도체 설계업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7포인트) 업종의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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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제조업 업황 BSI 73 ‘횡보’
수출 부진·경기 불확실성 지속
여전히 부정적 경기 인식 강해
전자·영상·통신장비 7P 빠져
“하반기도 비관적인 업체 많아”
7월 업황 전망 BSI 1P 하락
반도체 가격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경기 불확실성도 이어지면서 이달 제조업 체감 경기는 개선되지 못한 채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관련 업종에서 미래 경기 상황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음달 업황 전망은 악화했다. 업체들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3년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73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BSI는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 2월(63)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3월과 4월 나란히 70을 기록한 뒤 지난달 73으로 올랐다.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땐 체감 경기가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부정적인 경기 인식이 우세한 상황이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가격 회복 지연 및 수출 부진, 반도체 설계업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7포인트) 업종의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하반기에 큰 규모의 업체들이 (반도체) 감산을 해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는 등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가격 회복 지연에 따라 비관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글로벌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인한 케이블 수요가 늘면서 전기장비 업종은 12포인트 올랐으며, 기초화학물질 제품 수요 증가로 화학물질·제품 업종도 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내수기업이 나란히 4포인트씩 올랐으나, 중소기업(-4포인트)과 수출기업(-3포인트)의 체감 경기는 나빠졌다. 황 팀장은 “반도체 파운드리 납품업체 간 경쟁이 심화했고, 반도체 설계 등을 영위하는 전자·영상·통신 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기업 실적이 많이 악화한 것으로 모니터링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분야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의 비중이 22.6%로 가장 높았고, 내수부진(15.0%)과 수출부진(11.2%) 등이 뒤를 이었다.

6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77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완화 영향에 해외여행객 로밍 수요가 늘고 국외 소프트웨어 판매도 증가하면서 정보통신업(+5포인트) 등이 올랐지만,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11포인트), 도소매업(-3포인트), 전기·가스·증기(-10포인트) 등이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를 소폭 끌어내렸다. 도소매업과 전기·가스·증기 업종은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으로,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고객 수요 감소로 업황이 악화했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밀집 지역의 한 금속 제조·가공 업체에서 업주가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종합한 6월 전산업 업황 BSI는 7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올해 1∼2월(69), 3∼4월(72)과 비교해선 소폭 개선된 수준이다.

다음달 업황에 대한 전망 BSI(75)는 한 달 새 1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72)에서 1포인트 내렸으며, 비제조업(78)은 전월과 같았다. 황 팀장은 “비중이 큰 반도체 업종에서 부정적 응답이 많아진 것이 (업황 전망 BSI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1차금속 업종도 환율 하락 기조 및 국제 금속 시세 하향 전망에 따른 수출 감소 우려 등으로 전망치가 낮게 나왔다”고 짚었다.

기업과 소비자 등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6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1.5포인트 상승한 95.7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1.8로, 전월과 동일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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